◎“단순 보여주기” 탈피 시청자와 공감대 이뤄 방송의 기행프로그램이 달라졌다. 가을철 프로그램개편후 새로 선보인 기행프로그램은 KBS 2TV의 「그곳에 가고 싶다」(금 하오11시30분)와 SBS의 「체험! 3천리」(토 낮12시10분)등. 이 프로그램들은 독창적인 이야기 전개방식과 구성을 통해 종래 기행프로가 답습했던 「수박 겉 핥기식 보여주기」의 한계를 뛰어넘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모두 독립프로덕션에서 제작을 담당한 외주프로그램들로 「그곳에…」는 인디컴이, 「체험! 3천리」는 SBS프로덕션에서 각각 만들었다.
이미 세차례 방송된 「그곳에…」는 각계의 명사를 여행의 주인공으로 초대해 그사람의 여정을 뒤쫓는 로드다큐멘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다. 특정 장소나 유적에 대한 안내형식을 과감히 벗어나 여행자가 발길 닿는대로 행선지를 잡고 이를 카메라가 따라간다. 출연자의 여행정서와 체험에서 오는 개인적인 감상등이 화면과 이야기로 전해져 시청자들은 출연자와 벗해 그곳을 함께 여행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바닷가 마을의 가을이야기」에서는 밤바다, 농촌의 감따는 모습등을 보여주어 여행의 이면에서 느낄 수 있는 정취를 생생하게 전달해 주기도 했다.
「체험! 3천리」는 보통사람들을 여행자로 선정해 그들을 중심으로 아기자기하게 이야기를 엮어간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첫회 「채석강 가는 길」에서는 이야기전개와 관계없는 출연자들의 개인적인 해프닝등 다소 동떨어진 부분들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시청자들에게 전하는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기행프로그램들이 모습을 바꾸고 있는데는 유홍준씨의 「나의 문화유적 답사기」가 기행문으로는 드물게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방송에서도 이러한 가능성에 눈떠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방송사가 시청률 면에서 우선순위가 높지 않은 기행프로를 자체제작하지 않고 외부의 독립프로덕션에 맡김으로써 기획의 참신함과 제작상의 책임감을 높였다는 것도 큰 이유로 꼽을 수 있다.【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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