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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장전순간 관광객들이 덮쳐/백악관 총기난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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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장전순간 관광객들이 덮쳐/백악관 총기난사 현장

입력
1994.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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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나기 추락이어 보안 “구멍”/클린턴 TV시청 휴게실건물에 3발/비서실장 “백악관개방 계속할지 재고” ○…백악관 총기난사사건을 수사중인 백악관 비밀경호실과 연방수사국(FBI)은 당초 범인 프랜시스코 마틴 듀란(26)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았으나 점차 암살기도쪽으로 수사의 초점을 옮겨가고 있다고 CNN방송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범인 듀란을 심문중인 경호요원들은 듀란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의 신원은 옷 속에 소지하고 있던 운전면허증을 통해 파악할 수 있었다고 말하면서 듀란의 전과경력이나 범행동기·배후여부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총격사건 목격자들은 범인이 백악관 북쪽 펜실베이니아가 인도에서 반자동소총을 꺼내 대통령의 사무실이 있는 백악관 서편 건물을 향해 총을 발사했으며 탄창을 갈아 끼우려는 사이 주위에 있던 2명의 행인이 그를 넘어뜨린 뒤 곧바로 달려온 비밀경호요원들에게 넘겼다고 전했다.

 목격자 리 브룩(24)은 『검은 방수코트를 입은 범인이 품에서 총을 꺼내 백악관 정면계단을 향해 발사하기 시작했다』면서 『빈 탄창을 빼고 다시 장전하려는 순간 주변에 있던 관광객들이 그를 덮쳐 넘어뜨렸으며 이 순간 범인은 관광객들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었다』고 말했다.

 이 모든 과정이 불과 30초 사이에 벌어졌으며 듀란이 백악관을 겨냥해 총을 난사하고 있는 동안 백악관 안 뜰에는 남녀 4명이 거닐고 있었으며 총알이 이들을 아슬아슬하게 빗겨나갔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당시 백악관 경내에는 해군요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으나 범인에게 대응사격을 하지 않았다고 또다른 목격자는 말했다.

 ○…총격사건이 났을 당시 공보실에 있던 기자들은 갑작스런 총성에 유리창이 깨지자 바닥으로 몸을 숨기는등 아수라장을 이뤘다.

 총격을 받은 백악관은 워싱턴시 중심인 펜실베이니아가의 보행로에서 90 정도 떨어져 있으며 백악관 둘레에는 2.5m 높이의 철책이 둘러쳐져 있다. 또 주변에는 사복과 정복경호원이 배치돼 수상한 사람들을 검문하고 있으나 범인은 이 철통같은 감시망을 무사히 통과해 백악관 주변의 보안체계에 허점이 있음이 드러났다.

 범행에 사용된 중국제 SKS 반자동소총은 지난 5월부터 국내반입 및 개인보유가 금지된 무기지만 아직도 미국내에 1백만정 가량이 유통되고 있어 총기사고가 잦은 미국의 대표적인 「골칫거리 총기」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총은 구소련제인 AK소총에 버금갈 정도로 성능이 우수하면서도 값은 1백80달러로 저렴해 불량청소년들 사이에서는 『햄버거 가게에서 1주일만 아르바이트하면 SKS소총을 장만할 수 있다』는 말이 돌고 있을 정도다.

 ○…클린턴대통령은 사건 발생 수시간 뒤 워싱턴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해 『미식축구를 보고 있었는데(TV에서 나오는) 함성 속에 총성이 간간이 들려왔다』면서 『백악관에 있으면 안전할 줄 알았는데…』라며 농담을 해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그는 또 『이 사건을 보면 얼마전 의회가 범죄퇴치법안을 통과시킨 것이 얼마나 잘한 일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며 자동소총규제에 대한 소신을 재차 피력했다.

 리언 파네타 백악관비서실장은 『대통령에 대한 경호를 강화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 번 세스나기 추락사건에 대한 경호강화 방안이 내년 1월초 나오는 대로 백악관 경비강화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의 표현대로 「국민의 집」인 백악관을 관광객들에게 폐쇄하는 문제는 경호문제와 균형을 이루도록 신중히 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범인 듀란 주변/호텔종업원… 군복무때 4년 복역

 백악관 총기난사사건의 범인 프랜시스코 마틴 듀란(26)은 콜로라도주 출신으로 콜로라드 스프링스에 있는 「브로드무어 호텔」에서 가구·장식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종업원.

 듀란의 정확한 경력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뉴욕 타임스 보도에 의하면 그는 군복무시절 사고를 내 복역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7년 육군에 입대, 제25 보병사단에 배치돼 하와이에서 근무중 음주·풍기문란·폭행등 사고를 저질러 유죄선고를 받고 포트 리븐워스의 영창에서 4년을 복역한 뒤 91년 불명예제대를 했으나 제대 후 사회생활에서는 전과기록이 없다는 것.

 듀란은 콜로라도에서 부인 잉그리드 및 4살된 아들과 생활해 왔는데 이웃 사람들에 의하면 가정생활에는 별 문제가 없었으나 평소에 동네사람들과 내왕이 별로 없고 밤낮없이 군위장복을 입고 다니는 점이 유달랐다고 한다.

 듀란은 지난 9월29일 『사격연습에 쓸 도구를 사러간다』며 집을 나간 뒤 소식이 없어 부인이 10월1일 경찰당국에 실종신고를 했다.

 듀란이 타고 다니던 시보레 밴 자동차가 백악관 근처에서 발견됐는데 이 자동차 범퍼에 반정부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

 한편 로널드 레이건 전미대통령을 저격한 존 힌클리도 역시 듀란과 같은 콜로라도주 출신으로 미국인들은 두 사건의 지역적 연관성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기도.【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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