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성수대교를 제외한 한강 14개 대교량들의 안전실태가 드러났다. 밝혀진 대교량들의 안전실태는 역시 언론매체등이 고발했던 것과 같이 상판슬래브와 철골구조물등이 심하게 부식돼 있어 시민들이 불안해 했던 대로였다. 14개의 교량중 11개가 안전에 이상이 있을 정도라면 안전한 다리는 과연 어떤 것이 있는가를 의심할 정도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공포감을 지울 수 없다.
교량들을 건설한 시공업자들과 서울시가 공동으로 진단한 교량의 실태를 보면 놀랍기 그지없다.
완공 14년 밖에 안된 성산대교는 철골구조물의 30여개 볼트가 떨어져 나갔고 북단 동쪽방향 진입철재 램프는 상판이 크게 부식돼 붕괴위험마저 있었다. 차량통행이 하루 17만6천대로 가장 빈번한 한남대교는 첫번째와 다섯번째 아치 사이와 북단 21∼22번 교각 사이의 상판이 크게 부식됐고 상판하부 철근이 드러나 있었다. 가장 오래된 한강대교와 여의도를 관통하는 마포대교도 철구조물 여러 군데가 부식됐고 상판콘크리트에 균열이 생겨 긴급보수가 시급할 정도였다는 것이다.
하자가 있는 11개 교량 철구조물의 부식상태와 손상된 실상을 일일이 열거하기가 겁이 난다. 그러나 이번 시공업체의 안전진단 결과는 수상구조물에 대한 진단 뿐이다. 물밑 교각의 세골실태까지 점검했다면 과연 이런 교량을 그대로 통행해도 될까 하는 불안감이 훨씬 더 할 것이 분명하다.
교량을 떠받치는 철재구조물이 그처럼 부식했고 그 여진이 상판을 균열시켰을 정도라면 이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긴급보수를 서둘러야 함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예전처럼 겉핥기식 눈가림보수를 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보수를 지체없이 시행해야 한다.
수심에 잠겨 심하게 세골됐을 교각보강도 지체없이 해야 한다. 상판등 상부구조의 안전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물 속에 잠긴 구조물의 손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량에 대한 유지관리체계를 본질적으로 바꿔 교량의 철재부식과 상판의 손괴를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교량의 구조 자체를 뒤흔들어 교량의 수명단축을 촉진하는 과적차량의 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
한강의 교량들은 건설 자체도 부실하게 됐지만 한계하중의 2∼3배나 초과하는 과적차량의 무제한 통행으로 교량의 철재들이 상당한 피로현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틀림없을 것이다.
아무리 튼튼하게 건설된 교량이라 하더라도 사후의 유지관리가 소홀하면 철재구조물은 부식하게 마련이다. 이번의 대보수작업 이상으로 중요한 일은 보수 뒤의 유지관리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교량의 유지관리 전담기구를 하루속히 설치해 운영할 것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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