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건의안 표결결과가 나오자 장관들 사이에는 희비가 엇갈렸지만 표결에 앞서 여러 인연을 동원한 은근한 득표활동도 있었다. 장관들은 상대적으로 한표라도 많이 얻어 체면을 살리고자 했고 특히 찬성이 가장많은 최악의 득표상황을 면하고자 하는 노력은 예상보다 치열했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일부 정치권 출신 장관들은 표결전에 분위기파악을 겸한 「선거운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들은 사안의 성격상 본인이 직접나서기 보다는 친분이 있는 정치인을 앞세우는 방식을 택했다는게 국회주변의 이야기이다.
지연이나 학연등의 관계를 내세워 중진의원에게 구원을 청하고 이 중진의원이 소리나지 않게 부탁을 한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여당의 한중진의원은 『학교후배인 장관이 망신을 당하지 않도록 여당은 물론 가까운 야당의원에게 「정책은 밉지만 사람은 미워할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를 했다』면서 『「어차피 부결될것인데 굳이 인심잃을것 없지않느냐」는 얘기를 했더니 먹혀 들어가는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여당의 민주계 의원들은 가까운 야당의원에게 같은 민주계 장관들에 대한 「배려」를 부탁하기도 했다.
의원겸직 장관인 최형우내무 이민섭문화체육 서상목보사 서청원정무1장관은 모두 표결에 참여했다. 이들은 자신들에 대한 표결결과가 발표되기를 기다리면서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본회의 시작전 여야의원들과 악수를 나눌 때는 웃으면서 『잘 봐달라』는 농담반 진담반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반면 정치권과 전혀 인연이 없는 장관들은 속수무책으로 표결결과를 기다려야 했다. 특별히 의원들로부터 감정을 살 일이 없었던 장관들은 비교적 태연했지만 여당의원들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었던 장관들은 내심 속을 태웠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국회주변에선 표결결과 낮은 「점수」를 받은 장관들에 대해 여러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청사에서 표결결과를 지켜본 장관들은 비서들을 시켜 표결전의 분위기를 탐색했고 언론사등에 전화를 걸어 표결결과를 빨리알아 보고자 안간힘을 다했다.【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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