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매자 소탕” “경찰서 습격”악순환/빈민촌 마약단 온상… 당국 곤경에 브라질 제1의 관광도시인 리우데자네이루가 최근 경찰과 마약밀매단 사이에 보복살육전이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무법천지로 변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부터는 마약단이 빈민촌을 장악한채 상가철시와 주민들에게 협조를 강요하면서 경찰에 대한 보복을 공언하는등 공권력에 정면도전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리우시경의 마약전담국(DRE)이 지난 14일 빈민촌인 노바 브라질리아 지역을 기습, 마약밀매단원 4명을 사살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마약밀매단은 다음날 새벽 DRE를 습격, 경찰관과 군인들 몇명에게 부상을 입히고 달아났다. 경찰은 즉각 보복 소탕전을 감행했다. 경찰은 1백20여명의 병력을 동원,18일 새벽 노바 브라질리아를 덮쳐 13명의 마약밀매 용의자를 사살했다. 이 과정에서 2명의 경찰과 세살난 어린이가 부상했다. 이날 작전을 지휘했던 마우릴리우 모레이라 서장은 『우리에게 총을 쏘면 우리는 이를 되돌려 줄 수밖에 없다. 범법자들은 경찰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해 이 작전이 보복성격이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날 피살된 13명 가운데는 마약조직과 전혀 관계없는 무고한 양민이 포함돼 있었고 피해자 가족들 마저 경찰에 복수하겠다고 벼름에 따라 경찰은 아주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경찰의 과잉대응이 여론의 도마위에 오르게 되자 마약단들은 DRE 소유의 승용차와 버스를 불태우는등 또 다른 타격을 가하고 있다. 이에 더해 마약단은 빈민촌 주민들에게 경찰수사에 침묵으로 대응할 것과 상가를 철시토록 명령하는등 경찰에 대해 노골적인 반기를 들고 있다.
리우시가 마약밀매단들의 온상으로 변하게 된 것은 리우가 국제적인 마약중개및 소비도시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만 해도 콜롬비아·페루등에서 생산·조제된 코카인이 막바로 미국·유럽등지로 밀수출됐으나 국제 감시가 강화되면서 브라질이 새로운 중개루트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리우에는 빈민촌이 도시 곳곳에 자리잡고 있고 이 지역에는 경찰력이 제대로 미치지 않아 마약조직의 온상으로 변하고 있다. 현재 리우의 빈민촌은 양대 마약밀매조직인 코만도 베르엘류(CV·붉은 군대)와 코만도 테르세이루(CT·제3 군대)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빈민촌 주민들은 경찰이 마약단 소탕전을 전개할 때마다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도 못하면서 무고한 희생자를 내는 바람에 경찰에 대해 불신과 적개심을 갖고 마약단을 오히려 감싸고 도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마약단의 발호와 경찰의 과잉대응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정부는 별다른 관심이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대통령 당선자인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조만이 『리우경찰은 폭력의 상징이며 마약단의 범죄행위는 국가적인 문제』라며 양비론을 펴고 있다. 따라서 그의 취임때까지 리우시는 무법천지를 벗어나기 힘들것 같다.【상파울루=김인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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