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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안전·의술고려 불택한듯/오진우 파리행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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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안전·의술고려 불택한듯/오진우 파리행 이모저모

입력
1994.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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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정치목적없다”판단 한국에 통보/비자발급 늦어 특별전용기로 입국/입원병원 세계적 심장전문의 활약 ○…북한권력서열 2위인 오진우인민무력부장이 25일 프랑스에 온 것은 단순한 신병치료가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정부도 그가 폐암치료를 위해 프랑스입국을 신청했다고 한국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방불목적이 본격적인 치료인지 아니면 진단정도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병의 상태가 안좋은 것은 분명하다.

 프랑스정부의 한 소식통에 의하면 오진우는 지난 17일 북경주재 프랑스 대사관을 통해 프랑스입국을 신청했다. 프랑스정부는 신병치료외에 아무런 정치적 목적이 없다고 판단되자 20일 비자신청서를 접수했다. 이후 외무부 내무부간의 협의를 거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22일 비자를 발급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는 한국에 이 사실을 통보했고 한국정부는 이를 문제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가 프랑스를 택한 것은 우선 프랑스정부가 외교관계가 없는 나라국민이라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신병치료를 위한 입국은 허가하는 정책을 펴왔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미국은 정치적 이유에서 오의 입국을 꺼릴 수 있으나 프랑스는 북한과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어 서로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점이 고려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프랑스가 폐질환관련 의학기술이 최고수준인데다 신변안전도 고려됐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북한권력층과 프랑스사이에는 「인연」도 있다. 프랑스전문의들은 80년대중반 평양에 가서 김일성에게 심장박동기를 달아주었으며 김일성사위인 장성택도 프랑스서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미확인 소문이 있다.

 ○…오진우는 25일 하오 특별기편으로 파리근교 오를리공항에 도착, 북한대표부 직원들의 영접을 받아 곧바로 파리시내의 라에넥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오는 의사와 간호사 각 2명과 경호원 1명, 통역 1명등 6명을 대동했다. 프랑스정부는 오가 영공통과 문제가 있는 전용기나 군용기보다는 민간항공기편으로 올 것을 요청했으나 비자발급이 늦어져 특별전용기편으로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대사관 근처에 있는 이 병원에는 세계적인 심장전문의들이 일하고 있는데 그가 누구로부터 어떤 치료를 받고 있는 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의 입원실에는 프랑스 보안요원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오진우가 북한권력의 핵심부에 있는 정치적 인물인데다 김일성 사후 그의 거취가 주목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프랑스행은 단순한 신병치료라 할지라도 충분히 관심을 끌고 있다. 그가 특별기편으로 의사등 수행원 6명을 데리고 온 것으로 보아 망명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일부에서는 프랑스와 북한과의 관계개선시도 가능성에도 눈길을 주고있으나 프랑스정부는 이를 의식한 듯 오와 프랑스관리가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파리=한기봉특파원】

◎혁명1세대… 북서열 2위/오진우는 누구인가/김일성과 빨치산활동… 군부장악/권력재편작업 관련 「유배」관측도

 인민무력부장 오진우는 항상 김일성·김정일부자의 뒤를 이어 이름이 거명되는 북한 권력서열 2위의 인물이다. 항일빨치산 시절 김일성과 고락을 함께한 혁명 1세대의 마지막 「대부」다. 

 1917년 함남 북청출신으로 소련보병학교와 육군대학에서 수학한 뒤 항일유격활동을 했던 그는 해방 직후인 45년10월 인민군 최고사령부 호위국장에 취임, 군부의 핵심자리에 올랐다. 이어 60년8월 1집단군사령관을 거쳐 노동당 정치위 후보위원이 되면서 당에도 기반을 다진 후 76년5월 임기제한이 없는 인민무력부장직을 맡아 군부를 완전 장악했다. 또 92년4월에는 김정일과 동시에 「원수」칭호를 받았으며 93년4월에는 김정일의 뒤를 이어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올해 만77세인 그는 최근 몇년 들어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정부당국은 86년 심한 교통사고로 의식불명에 빠지기도 했던 그가 91년11월25일 「휴양」을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했으며 이미 이때부터 지병이 악화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한차례 중국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장례식과 추도식때 그는 거동이 불편한 모습이었다. 특히 지난 16일 김일성사망 1백일 헌화식과 추모회에서 그는 다리를 몹시 저는 장면을 노출시킴으로써 더이상 업무수행이 불가능할 것이란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그의 파리행은 김정일이 혁명1세대들에 대한 「극진한 예우」를 표방하면서 치료를 빌미로 사실상 「유배」시킨 후 권력재편작업을 본격화하려는 신호탄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군부에서는 최광인민군총참모장이 그의 빈자리를 메우는 동시에 백학림, 이을설등 혁명1세대 차수그룹들과 오극렬, 김두남, 이봉원, 김일철등 김정일의 군부내 핵심 측근들이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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