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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계,여권 진용개편론 제기/잇단참사… “난국타개 이대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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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계,여권 진용개편론 제기/잇단참사… “난국타개 이대론 안된다”

입력
1994.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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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보좌그룹 방풍역할 미흡/가용인맥 총동원 역할교체 필요” 김영삼정부의 주춧돌인 여권내 민주계인사들의 요즘 심정은 어떨까. 이영덕총리의 사표를 반려한 김대통령의 결정을 「고뇌어린 선택」으로 이해하고 야당의 내각총사퇴 요구를 구태의연한 정치공세로 몰아붙이고만 있을까.

 겉으로 드러나는 이들의 언행은 분명히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김덕룡의원등은 『사람을 바꿔 모든게 해결될수 있다면 왜 그렇게 하지 않겠느냐』며 『과거에는 무슨 일만 터지면 국회를 열자고 하던 야당이 벌려놓은 판마저 외면하며 국회를 공전시키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야당의 주요 표적인 최형우내무장관은 국회가 열리지못한 24일 김정수 유성환 김찬우 반형식의원등 민주계의원들과 점심을 같이하며 이기택대표등 민주당지도부가 일만 터졌다하면 자신에게 화살을 겨누는 것에 상당한 「섭섭함」을 표시했다. 『이제 야당도 여당을 정적으로만 보지말고 정권을 잡았을때를 생각해야지…』라는 서운한 감정도 표출됐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성수대교 붕괴참사,충주호 유람선화재등 국가관리에 구멍이 뚫린듯한 사건사고들이 잇달아 터지는 최근의 정국상황을 보는 이들의 내심은 곤혹감으로 가득차있다. 『마치 출구없는 미로에 빠졌거나 해법없는 고차방정식에 직면한 느낌』이라는 한 의원의 말은 이같은 기류를 단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요컨대 정권출범이래 개혁과 사정의 기치아래 참으로 많은 일을 했는데도 2년도 채안된 지금와서 보면 대부분 묻혀버렸고 오히려 국가관리체계의 허점을 드러내는 대형사고와 비판여론이 갈수록 무성한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비록 역설적이지만 적잖은 민주계인사들은 은연중 김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여권진용을 대폭 물갈이하기를 기대했던게 사실이다. 이들의 여권개편주장은 무엇보다 『대통령참모나 내각이 업무에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과실만 챙기려고 한다』는데 모아진다.

 과거와 같이 정보기관에 의한 권위주의적 국정장악이 불가능해진만큼 대통령주변인사들이 더욱더 일을 찾고 만들어야 하는데도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이 항상 방풍막없이 여론의 화살을 직접 맞게되고 그결과 정부의 입지가 축소될대로 축소됐다는게 이들의 논리이다.

 대통령을 「보호」하기위한 이들의 주장에 논리적 비약과 책임전가적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나 어쨌든 여권개편을 불가피한 카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시선은 남다를수밖에 없다. 특히 『대통령 보좌그룹이 분주하게 뛰어다니지도 않고 뛰어다녀도 심부름꾼의 역할에 머물뿐 「연출」능력을 결여하고 있다』는 내부지적은 연말개각에서 민주계인사들의 대폭적인 역할교체를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와관련,민자당의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의 총리사표반려가 여러 국내외변수를 감안한 불가피한 선택인것은 틀림없지만 최선은 아니었다』며 『여권의 정국인식이 안이하다는 비판을 수구세력의 푸념으로만 이해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집권후반기를 담당할 내각과 청와대비서진은 사실상 「정권보위」차원에서 인선돼야할 것』이라며 『예상보다 훨씬 빨리닥친 정국의 고비를 타개하려면 재조·재야가릴것없이 민주계인맥들이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계인사들의 이같은 시국인식을 김대통령이 어떻게 소화하고 이해할지는 미지수지만 『모양찾던 시절은 완전히 지나갔다』는 이들의 목소리가 현정부의 방향타를 예고하는 이정표인것은 분명한 것같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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