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칸개조 용량 훨씬 초과/통과때마다 큰진동 “공포”/검문·단속 형식적… 고속도·국도 균열 “몸살” 성수대교 붕괴원인중의 하나는 대형화물차등 과적차량이 짓누르는 엄청난 하중으로 밝혀졌다. 한강다리 가운데 과적차량으로 골병들지 않은 교량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의 성산·원효·마포·양화대교등은 경인공업지역과 안양 광명 시흥지역, 김포매립지, 난지도등을 오가는 대형화물차에 의해 다리 곳곳이 깊은 상처를 입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과적차량은 낮보다 밤에 다리를 많이 이용해 피로균열등이 늘어가고 있으며 통과 때마다 진동이 심하게 느껴져 택시운전사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영동대교의 경우도 성수대교 사고 후 화물차등이 많이 몰려 「위험수위」가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얼핏 보기에도 50톤을 훨씬 넘을 화물을 실은 대형차가 다리를 통과할 때마다 교량은 심한 몸살을 앓는다.
과적차량은 교량 위에서는 붕괴위험을 안고 달릴 뿐 아니라 일반도로에서는 「달리는 흉기」로 다른 차종의 운전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더구나 과적차량은 아스팔트등을 파손시켜 도로수명까지 단축시키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4일 하오 과적차량전용도로라고까지 불리는 수인산업도로. 이 도로는 인천의 부두하역장과 연결돼 있어 화물차의 통행이 가장 많은 곳이다. 시멘트 철근 대형컨테이너등을 가득 실은 차량들이 요란한 엔진소리를 내며 질주하고 있었다. 도로 곳곳은 크게 파인 채 방치돼 있었고 돌·파편등이 여기저기 널려 있어 비포장도로를 연상케 했다. 과적화물차량 측정소가 있긴 했으나 검문이나 단속요원은 한 사람도 찾아볼 수 없었다.
몇년 전까지 난간대를 올리는 덤프트럭 개조가 유행했는데 최근에는 과적화물을 지탱하기 위해 바퀴를 양쪽으로 하나씩 더 붙이거나 대형타이어로 교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4일 하오2시께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물터미널 앞 화물차 하중계근소. 고속도로와 국도의 분기점인 이 곳에서 화물차운전자들은 지방으로 향하는 두 길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경남번호판의 8톤 화물차가 계근소로 들어왔다. 하중측정 결과 22.3톤(차량무게 포함). 운전자는 아무렇지 않은 듯 측정표를 건네받고 국도로 방향을 잡았다. 곧이어 들어온 15톤 트럭. 바퀴는 닳아빠져 반들반들했다. 철근을 산더미처럼 싣고 하중측정기에 올라서자 컴퓨터 계기판은 45.7톤을 가리켰다. 이 차는 끊어진 성수대교 대신 영동대교로 향했다. 대형크레인으로 적재한 화물을 재배치하고 있는 15톤 화물차는 전체하중이 42.7톤. 고속도로 톨게이트의 과적차량 단속을 피하기 위해 화물칸의 앞 부분 중심으로 화물을 옮기고 있었다. 전체하중이 규정인 40톤을 약간 초과하기 때문에 화물을 앞 부분에 적재, 기본하중이 덜 나가게 하기 위한 것이다.
계근소직원 박정일씨(35·서울 서초구 양재동)는 『규정대로 화물을 실은 차량은 손꼽을 정도』라며 『거의 모든 화물차량이 규정보다 2∼3배 무겁게 싣고 운행하며 4∼5배 초과적재 차량도 많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26·5톤 트레일러에 최고 1백10톤까지 싣는 것을 봤으나 당국에서는 단속을 형식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염영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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