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묵살… 점검대상 제외도 서울시는 지난해 4월 이번에 붕괴된 성수대교 5번 교각의 철골 구조물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방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검찰에 의하면 당시 동부건설사업소장은 「성수대교 북단 5번교각의 신축이음장치가 파손돼 철골구조물이 이탈, 교량기능을 유지하는데 문제가 있어 보수가 시급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성수대교의 신축이음장치가 다른 교량에 비해 훨씬 많이 파손돼 있어 안전점검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에 첨부한 도면에는 이번에 붕괴된 5∼6번 교각 사이의 철골구조물중 붕괴의 발단이 된 수직 H빔이 균열돼 H빔이 받치고 있는 수평 상현재가 아래로 처져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동부건설사업소는 보고후 서울시에서 아무런 지시가 없자 한달뒤 임시방편으로 자체적으로 H빔 조각을 구해 상현재에 용접, 응급조치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동부건설사업소의 이같은 「임기응변」은 지난해 서울시의 「모범 사례」로 기록됐으나 결국 엄청난 참사를 지연시킨데 불과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동부건설사업소 나석근시설계장이 서울시 도로국의 교량안전대책회의에 참석, 다시 「성수대교의 안전점검과 보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으나 성수대교를 점검대상에서 제외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이원종전시장을 곧 소환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혀 이전시장의 사법처리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고의 책임은 교량안전감독등 서울시정 책임자인 시장에게 귀결된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신영도로국장이 성수대교 보수 필요성에 대한 보고를 전결처리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최소한 구두보고는 했을 것으로 판단되며 보고를 받고도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면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구속수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이도로국장과 양영규도로시설과장은 지난 5월 동부건설사업소에서 성수대교등 16개 교량의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는 건의를 받고 성수대교 등 7개 교량을 점검대상에서 제외한 이유를 『95년부터 성수대교에 가변차선제를 실시할 계획이어서 가변차선 공사때 함께 정기점검과 보수를 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진술했다.【황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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