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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적 결실뒤의 더 큰 과제/김배원 부산대교수·헌법학(나의지면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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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적 결실뒤의 더 큰 과제/김배원 부산대교수·헌법학(나의지면평)

입력
1994.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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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타결 합의이행·국민부담 부각 미흡/국감보도 충실·한일학생심포지엄 “신선”「아시안게임」「북·미회담」「국정감사」「살인범죄」.10월들어 중순에 이르기까지 주종을 이룬 이들 기사는 문화의 달 10월의 여유와 다채로움을 무색케하고 잇다.기쁨과 안타까움,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이 기사들은 우리의 국제·국내적 위상과 역량을 정치·사회전반에 걸쳐 디세겨 보게끔 하였다.

우선 북·미회담기사는 회담결과가 우리의 외교역량에 대한 평가와 향후 남북관계의 이정표가 된다는 점에서, 다른 기사들보다 상대적으로 비중있게 다루어졌다.언론은 회담의 추이를 시시각각 보도하면서 기대에서 멀어져가는 안타까움을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나타내곤 하였다.

10월18일 「북·미회담 타결」이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그러한 계기의 구체적 실현이 「불확실한 북한의 약속이행」을 과제로 남긴 채 「확실한 우리의 재정적 부담」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우리가 확실하게 얻은 것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언론은 다양한 과제의 지적과 향후 전망을 통하여 북·미회담 타결의 의의를 보도하고 있으나,당면한 해결과제와 재정적 부담에 대하여 국민이 느끼는 한계를 당장 불식시키는 어려울 것 같다.

이번 국정감사는 기존의 「정부­여당」대 「야당」의 구도에서 「행정부」대 「국회」의 구도로, 그리고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실질적인 감사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이러한것은 국회법의 개정과 함께 의원들 자신의 적극적이고 성실한 감사자세에서부터 나타났다.그러나 의원들의 구태와 피감기관의 소극적이고 무사안일한 태도는 아직도 개선되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한국일보는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지적을 빠뜨리지 않으면서(10월3일자 3면 「초반 국감점검」,10월4∼18일자 사설)「국감현상」「국감초점」「국감석」「인물확대경」등 다양한 관점에서 국정감사현황을 보도하였는에 국민들이 의원의 활동을 가장 실감나게 느낄 수 있는것이 바로 국감현장이라는 점에서 그와같은 입체적보도는 매우 돋보이는 것이었다.다만 「국감초점」「국감석」과 같이 다른표제를 달고서도 그 관점이나 내용이 별로 다르지 않았던것은 옥의 티라고 하겠다.

그리고 제12회 히로시마 아시아드.일본의 텃세속에서 일본과 2위 다툼을 벌이는 열기속의 아시안게임 기사도 분량면에서 따져 볼 때는 상당히 절제된 것이었다.아시안게임 2위에 들떠있을때 나온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소식에,우리의 저력을 세계에 알리려는 노력이 지나치게 편중되었다는 지적은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일보는 아시안게임중 한일양국 젊은이들의 「마음의 벽」을 인정하면서도 「미래의 동반자」라는 공동인식을 확인하는 「한일학생심포지멍」을 개최하였는데,이것은 양국의 스포츠대결속에서 보여주는 또다른 면이었다.

10월 문화의 달에도 이어지는 「증인보복살해」「심심풀이살인」사건을 접하면서 그 도덕적 무감각과 인명경시의 끈을 알 수가 없다.지난5월 가정의 달에 일어난 「패륜살인」에 대해 10월 문화의 달에 「사형구형」이 내려지고 있다.사랑으로 감싸고 여가를 누리는 삶의 가치를 창조하는 5월과 10월에 겪어야 하는 이 비정함은 이성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오늘의 세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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