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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진단」 비슷… 「처방」은 달라/여야대표 국회연설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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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진단」 비슷… 「처방」은 달라/여야대표 국회연설 비교

입력
1994.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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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불안­북·미회담수용 일치/남북관계·WTO비준 견해차 정기국회의 정상궤도 진입을 알리는 여야대표 연설은 「진단」은 비슷하면서도 「처방」은 서로 다르다.

 우선 김종필민자당대표와 이기택민주당대표는 총론적으로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대표는 『국민에게 심려와 불안을 드리게 된데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대표도 『국가의 모든 분야에서 혼돈과 위기가 거듭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그 해법은 달랐다. 김대표는 『우리 모두의 총체적 대응이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여야 구분없는 「공동책임·대응」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비해 이대표는 『개혁의 실종과 정부의 실책』을 지적했다. 당연히 이대표의 처방은 「내각총사퇴에 이은 개혁내각구성」이었다.

 두 대표의 인식이 겹쳤던 또 다른 분야는 대북정책등 통일·외교분야였다. 먼저 가장 가까운 현안인 북·미회담합의를 여야 모두 수용했다.

 김대표는 『북한 핵위협을 제거할 수 있는 제반사항을 포괄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대표도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화해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외교안보팀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는 점에 있어서도 여야는 일치했다. 김대표는 『체계적이며 일관된 외교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일부 국민의 우려가 있다』며 「외교당국의 신중치 못한 여러 일들」을 비판했다. 이대표는 『외교실정으로 인한 국민적 혼란과 국익손실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책임지라』며 외교안보팀의 교체를 요구했다.

 그러나 남북관계의 발전방향을 놓고서는 여야의 견해가 크게 엇갈렸다. 김대표의 보수적 색깔이 진한 탓인지 이대표 견해는 상대적으로 진보적으로 보였다.

 김대표는 『북한은 반드시 변하며 통일은 서두를 일이 아니다』면서 이산가족문제·북한인권문제등을 거론했다. 반면에 이대표는 『경색된 남북관계를 해소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면서 정상회담개최등 정부측의 전향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이대표는 내친 김에 보안법의 폐지를 거듭 촉구했다. 이에 앞서 김대표는 이미 『남북관계의 본질적 변화가 있기 전에는 보안법을 폐지할 수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정치와 경제분야에서는 여야가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이번 정기국회의 가장 큰 쟁점인 WTO(세계무역기구) 가입비준안 처리를 둘러싼 전초전인 셈이다.

 김대표는 『국제화 세계화의 시대와 결별하려 하지 않는 한 WTO가입비준안은 이번 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대표는 『우루과이라운드비준안을 인준받으려면 먼저 확고한 농촌회생대책부터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김대표는 『특정지역에 특정의 정치세력이 선호되는 폐쇄적 지역주의가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는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의 행보를 보는 여권의 시각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또 이대표의 『개혁의지와 애국심이 가득한 천하의 인재가 대통령 주변에 모여야 한다』는 말은 김대표의 「개혁성」 논란을 연상시키고 있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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