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세자 부부의 스캔들이 영국뿐 아니라 온 세계의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왕세자비 다이애나와 승마교관 제임스 헤위트의 밀애를 폭로한「사랑에 빠진 왕세자비」, 『나는 사랑없이 다이애나와 결혼했다』는 주장을 담은 찰스왕세자의 전기 「웨일스의 왕세자」가 서점에서 날개 돋친듯 팔리는 가운데 영국인들이 보이는 반응은 매우 흥미롭다. 스캔들의 주인공들에 대한 그들의 평가는 스캔들 자체보다 더 관심을 끈다. 헤위트의 기자회견과 책을 통해 다이애나의 밀애가 폭로된 직후 영국인들은 다이애나를 비난하기보다 동정을 보냈다. 대중지 데일리 미러지가 8천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다이애나를 비난한 사람은 27%에 불과했고, 『결혼생활을 파경에 빠뜨린 찰스에게 책임이 있다』는 응답이 81%나 됐다. 선지의 조사에서는 71%가 다이애나에게 「깊은 동정」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전직 기병소령으로 다이애나와의 사랑을 떠벌린 헤위트에게는 비난이 쏟아졌다. 각 신문과 시민들은 『돈 때문에 신의를 저버린 유다같은 인간』『채찍질을 당해도 싼 구역질나는 인간』 『왕세자비를 욕보인 반역죄로 사형에 처하라』는등의 비난을 퍼부었다.
「사랑에 빠진 왕세자비」가 나온지 보름만에 「웨일스의 왕세자」가 출간되고, 『아버지의 강요로 사랑하지 않으면서 다이애나에게 청혼했다』는 내용을 찰스가 시인하자, 영국인들은 더욱 강하게 찰스를 비난하고 있다.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결혼했다면 그것은 한 젊은 여성에 대한 모독이고 용서받을수 없는 행위다』 『찰스는 다이애나와 아들들의 삶을 결정적으로 침해했으며, 왕이 될만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던졌다』고 신문들은 공격하고 나섰다. 데일리 미러가 5백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영국왕실에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찰스라는 응답이 43%, 다이애나라는 응답이 16%였다. 또 45%는 사랑없는 결혼을 폭로한 전기의 저자 조너선 딤블비를 두둔했다.
사랑없는 결혼의 함정에 빠진 다이애나는 위안을 찾아 헤위트에게로 갔다… 사랑없이 청혼했다는 찰스의 주장을 알려주자 다이애나는 고개를 떨군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마음은 이미 무감각할만큼 황폐해져 있다…라는 말들이 스캔들의 와중에서 흘러 나왔다. 81년 결혼식에서 영국인들을 흡족하게 했던 그 아름답던 신부는 황폐한 중년여자가 됐다. 영국인들이 「세자비의 불륜」을 비난하기 보다 「사랑없이 청혼한 왕세자」를 비난하는것은 당연하다.<편집위원>편집위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