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합의 북 이익만 보장” 불만/상원외교위 클린턴에 비난 서한 미 공화당의 강경파 의원들과 일부 보수세력들은 북·미 제네바회담이 미국의 일방적인 양보로 타결됐다며 클린턴행정부에 재협상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 비판론자들은 합의내용이 북한의 이익만을 보장한 「일방통행식」협상의 산물이기 때문에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북한에 대해 경수로 주요부품을 인도할 때까지 특별사찰을 늦추기로 합의함으로써 특별사찰의 유보라는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는 비난을 퍼부었다. 북한은 현재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특별사찰을 유예받는 5년동안 기존에 추출한 플루토늄을 활용, 충분히 핵무기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번 합의내용은 비밀리에 핵계획을 추진하려는 테러국가들에 일종의 청신호를 주는 것으로 핵확산금지정책에 부정적인 파급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상원 외교위 소속 프랭크 머코스키,제시 헬름즈, 알폰스 다마토,미치 매코넬등 공화당 중진의원 4명은 19일 북·미간 합의내용을 강력히 비판하는 서한을 클린턴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폐연료봉을 북한에 수년동안 보관할 수 있게 하고 두군데 미신고 시설에 대한 특별사찰을 수년간 연기하도록 양보한 것은 미국의 정책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를 실현하고 정부가 주도하는 테러를 못하도록 하는 미국의 목표는 합의내용에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은 이어 『합의내용은 위기를 호도하고 그 해결을 연기한 것뿐이며 더욱이 권력을 공고하게 다지려는 김정일체제를 지원하는 한심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이들은 대체에너지 제공, 무역규제완화와 연락사무소설치등을 약속한 이번 협상은 「북측의 핵카드 위협에 굴복한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결론을 맺었다.
이에 앞서 공화당의 상원 원내총무인 봅 돌의원은 18일 성명을 통해 중유및 무기와 관련없는 핵기술의 대북한 제공 조항을 지적하면서 클린턴대통령이 형편없는 타결을 지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공화당의 차기 대통령선거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돌의원은 『이번 협상은 양보만 하면 타결가능성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이라며 『이는 신중한 외교라기보다 일방적인 양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상원 정보위 소속 공화당 중진인 존 워너의원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나라에 대한 보상치고는 너무 과분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여부가 언급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이 이미 핵무기 1∼2개를 개발해 은닉하고 있다는 소문은 언제쯤 확인할 수 있는가』고 다그쳤다.
한편 워싱턴 소재 과학및 국제안보연구원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원장도 『북한의 미신고 시설에 대한 핵의혹이 해소된다 해도 북한이 다른 시설에 핵물질을 감추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혹은 여전히 남는다』고 지적했다.【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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