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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등장 이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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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등장 이후(사설)

입력
1994.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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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20일 김일성추도대회 이후 자취를 감췄던 김정일이 88일만에 공식석상인 김일성사망 1백일추모대회에 나타난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이같은 출현은 무엇보다 그가 건재하고 구너력기반이 확고하며 또 권력승계는 시간문제임을 말해주는 것이라 하겠다.정부는 머지않아 김정일 새체제의 출범과 곧 있을 북미간 핵협상타결로 급변할 한반도 정세에 즈음하여 남북간의 교류협력과 관계개선들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할것이다.

북한체제의 권력운용은 참으로 기이하다.최고지도자가 사망한지 1백일이 지나기까지 후계체제를 확립하지 않는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하기쟈 노동당 규약과 북한 헌법은 당총서기와 국가주석에 대한 선출절차만 규정됐을 뿐 사망이나 사퇴등 유고때 누가 일정기간 자리를 계승한다는 조항이 없다.김부자의 권력세습과 장기독재로 당연한 계승절차를 없앤것이다.

김정일이 모습을 감추고 있는 동안 그에대해 중병설을 비롯,오진우인민무력부장에 의한 연금설,내부의 권력투쟁설등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다.따라서 이번 추모회 참석은 이같은 「설」들을 일거에 불식한 것이다.

어느면에서 김정일은지난 88일동안 원만한 권력장악을 위해 주민들에게 아버지를 대신할 유일한 인물이라는 선전활동을 열심히 벌여왔다.

당기관지 노동신문과 방송은 모든 매체들이 김정일을 「탁월한 영도자」「당과 국가,혁명군의 최고지도자」 「전체인민의 태양」이라고 떠받들고 「김을 위해 전당·전군·전민이 일심단결하자」「김일성에 못다한 충성 김정일에 다하자」고 한 선동등은 김정일의 위상제고와 내부결속을 위한 정치작업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북한의 3대권력인 당·군·정중 김정일은 작년4월 국방위원장직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당총서기와 국가주석직의 승계만 남아 있다.순서는 먼저 당중앙위에서 선출하는 총서기부터로서 이번 1백일추모회에 참석하 중앙위원들에게 대기령을 내린 것으로 보야 내외에 지도력을 과시하기 위해 곧 타결될 북미협상합의 작후에 피선,권력장악을 공식화할 가능성이 크며 아니면 내달 또는 12월 연례 당전원회의로 미룰 수도 있다.

어찌됐든 김정일의 당총서기·국가주석직 취임은 새로운 북한체제의 시작이된다.김일성때와 달리 미일등과의 관계개선을 추진하고 경제난과 국민불만등 위기극복을 위해 제한적이고 단계적인 대외개방정책을 펴며 전력적인 면에서 남한에 대해서는 무력과시를 통한 군사적 위협과 함께 경제협력을 모색할 여지가 크다.

어차피 핵타결로 한반도,대주변강대국 및 남북관계의 기류는 급변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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