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상품판매이익 적립…회원확장자에 배당금”/「계형식피라미드」피해속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상품판매이익 적립…회원확장자에 배당금”/「계형식피라미드」피해속출

입력
1994.10.18 00:00
0 0

◎부유층 주부대상 50여개 생겨/“기다리면 나중에 목돈” 속여 계형식의 신종 피라미드조직이 폭발적으로 생겨나 선의의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도·소매업 허가로 법인까지 설립한 신종 피라미드조직은 중소기업등 영업이 어려운 업체에서 시중가의 20∼30% 싼 값에 제품을 사들여 가입자에게는 시중가로 팔아 유통과정 생략으로 인한 이익중 10∼20%를 회사운영비등으로 공제하고 나머지를 곗돈으로 적립했다가 일정수의 회원이 차면 가입순서대로 배당금을 지급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피라미드조직처럼 회원확장에 한계가 있어 일정 단계에 가면 피해자가 날 수밖에 없다.

 지난 6일 대표가 배당금 15억원을 가로채고 달아나 부도가 난「마스터 코리아」란 조직의 경우 부유층 주부들인 피해자들이 신분노출을 꺼려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35명에게서 3백60만원씩 1억여원을 거두어 낸 박모씨(55·주부)는『부도가 나 얼굴을 들고 다닐수가 없다』며 『현재 앞번호를 가진 회원을 중심으로 재기움직임이 있으나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 조직은 부동산투기 규제와 금융상품 세금부과등으로 여유돈을 굴릴데가 없는 강남 부유층 주부를 대상으로 보석 건강식품 돌침대 호주여행권 콘도회원권등의 상품으로 회원을 모집하고 있는데 올 들어서만 50여개가 생겨났다.

 지난 2월 문을 연 여의도 B통상은 일정액의 상품을 구입한 회원이 다시 14명의 회원을 가입시키면 하이마켓이나 슈퍼마켓이라는 계를 탈 자격을 준다. 하이마켓은 33만원을 넣고 30명에게 물건을 팔아야 자격이 주어지는데 이 자격 회원 14명을 확보하면 1백44만원을 지급하고 또 한 계좌를 다시 의무적으로 가입케 한다. 슈퍼마켓은 물품대금이 2백88만원으로 회원이 14명이 되면 1천88만원을 지급한다.

 99만원 상당의 물품을 사고 2명을 가입시키면 정회원의 자격을 주는 E통상은 가입후 6개월에서 1년만 기다리면 1백만원∼5천만원까지를 단계적으로 지급하고 5천만원을 타는 회원에게는 99만원짜리 12계좌 뒷번호를 의무적으로 가입케 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회원으로 가입해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선전하고 있다.그러나 인원확보에 한계가 있고, 그 숫자는 회원수만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없기 때문에 어느 순간 배당금을 받아가는 회원은 줄어들게 마련이어서 뒷번호 가입자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더구나 회원 모두가 「투자자」입장이므로 문제가 생겨도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데다 많은 사람을 가입시켜 앞번호를 타 이익만 챙기는「철새」들마저 생겨나 피해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정덕상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