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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말랐으나 혈색 나아진 모습”/「김일성추모회」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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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말랐으나 혈색 나아진 모습”/「김일성추모회」 이모저모

입력
1994.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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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우 거동불편 한덕수도 노쇠상태/최광·김기남 등 “김정일중심 단결” 강조/북 화면 일전송 수차례연기 추측난무 ○…지난 7월20일이래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신변이상설을 낳았던 북한 김정일이 16일 88일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비쳤다.

 북한 언론은 이날 이 사실을 일제히 보도, 김의 「건재」를 대내외에 과시했고 서방세계에는 일본 NHK의 북한 중앙TV화면 녹화중계로 이 사실이 전해졌다. 추모회는 하오4시부터 평양 금수산 의사당 앞마당에서 1시간15분동안 열렸으며 김을 비롯한 당 정 군의 간부와 노동자 당원 인민군장병등 수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김은 검은 인민복차림이었으며 김의 왼쪽에 오진우인민무력부장이, 오른쪽에는 강성산정무원총리가 자리했다. 또 김의 친여동생인 김경희경공업부장의 모습도 보였다. 대회장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신다」 「영광스런 조선 노동당 만세」등 붉은 글씨로 쓴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당중앙위 비서인 김기남은 추모인사말을 통해 김정일을 『민족의 미래, 민족의 운명』이라고 칭하면서 『김정일서기를 중심으로 군과 당, 인민이 단결하자』고 강조, 김정일에 대한 강력한 충성의지를 보였다. 인민군 총참모장인 최광도 『주체사상의 완성을 위해 김정일 서기를 중심으로 단결하자』고 말했다.

 NHK는 김정일의 모습에 대해 『마르기는 했어도 장례식 때보다는 얼굴색이 좋아 어느 정도 건강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정일은 추모회식장인 금수산의사당에 당 정간부들과 함께 입장해 주석단에 자리했다.

 이 행사는 지난8월과 9월의 김일성사망 한달과 두달째 행사와 비슷한 수준에서 치러져 당초 1백일 행사를 상당한 비중을 두고 규모있게 치를 것이라는 예상과 어긋났다.

 행사중 헌화에는 한총련명의로 된 화환이 당중앙위 당군사위 국방위 중앙인민위 정무원등 핵심기관에 뒤이어 등장해 한총련 대표로 참석중인 최정남군에 대한 북한측의 배려를 반영했다.

 특히 한총련의 화환은 항일혁명투사나 인민무력부 사회안전부등에 앞서 전달돼 눈길을 모았다. 한총련 화환에는 「조국통일을 위하여 끝까지 싸우겠습니다. 한총련 드림」이란 댕기가 부착돼 있었다.

 참석자중 인민무력부장 오진우와 북한에 장기 체류중인 조총련의장 한덕수는 나이를 반영하듯 거동에 불편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는 걸음걸이가 심하게 불편해 젊은 장교의 부축을 받았으며 한도 혼자서는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노쇠한 상태를 보였다.

 한편 북한은 새벽2시 평양 만수대 언덕에서 김일성사망 1백일에 즈음한 청년학생들의 추모회를 별도로 진행했다.

 ○…김정일은 이날 추모회에서 연설하지 않았으며 종전 그대로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국방위원회 위원장등으로 호칭돼 아직 당총비서나 주석직에 공식 취임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의 권력 장악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해석될만한 신호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김정일의 행사 참석을 보도한 것은 지난 석달간 김이 공석에 나타나지 않은데서 비롯된 김의 권력 승계 위기설이나 와병설 등 온갖 소문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김일성사망 1백일 추모행사가 열린 이날 평양 거리에는 이른 아침부터 흰색과 검은색의 옷을 갖춰입은 시민들이 가족과 기관 단위로 몰려나와 시가지 전체가 추도분위기였다. 평양 중심부의 평양제1백화점 앞에는 수일전부터 가로15, 세로11의 김일성 대형 초상화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푯말을 내걸어 주민들의 애도 분위기를 고취했다.

 ○…북한당국은 이날 추모회 행사 녹화화면을 당초 상오 10시에 일본TV 공동취재단에 보내기로 했다가 시간을 하오 3시로 연기한 뒤 다시 5시로 연기하는등 여러차례 송출시간을 연기해 갖가지 추측을 불러 일으켰다.

 북한 중앙방송은 송출시간을 계속 연기하다 일본 NHK측에 하오 8시에 15분가량의 화면을 송출키로 「최종통보」를 했으나 이후 다시 아사히 TV측에 하오 9시부터 30분 동안 화면을 송출하겠다고 통보했다.【동경=이창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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