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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고백의 시간 갖기(사설)

입력
1994.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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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한달간 우리사회에서 발생한 여러가지 사건은 우리사회의 오늘이 보통 심각하지 않다는 사실을 밝혀주고 있다. 위기가 닥칠때에 보통 몇번의 경고가 있는데 깨어있는 사람은 이를 자각하나 그러하지 못한 사람은 이를 감지하지 못하여 낭패의 길에 이른다. 똑같은 이치로 위기를 절감하고 이에 대처할줄 아는 사회에는 희망이 있고 그러하지 못한 사회에는 고난이 따르게 된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에 경험한 일련의 사건들은 우리사회의 위기를 알리는 귀중한 예고일 수 있다.

 위기의 본질은 질서의 문제와 의식의 문제에 있다. 돈을 버는 질서, 권력을 중심으로 한 질서, 각 집단과 조직 내부의 질서에 이르기까지 우리사회의 질서에 대한 대대적 점검과 개선을 도모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시급한 것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각자의 의식과 관련된 일이다. 의식개혁은 질서의 개혁없이 이루어질 수 없으며 질서의 문제는 의식개혁 없이 해결될 수 없다.

 요즘 들어 도덕성회복을 위해 공동선실천과 효의 세계화 운동등이 사회 각계에서 제창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 일어난 일련의 사건에서 사회를 탓하고 남을 탓한 사례는 수없이 많으나 진실로 자기반성을 하고 잘못에 대해 책임지는 행동을 보여준 경우가 한번도 없었다는 사실에 비추어 각자 스스로 자기고백의 시간을 갖는 운동이 절실하게 되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가 생길때마다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를 높이다가 일과성으로 끝나는 운동같은 것이 아니다. 위기의 극복을 위해 사회전체의 커다란 메아리를 형성하는 대대적 면모일신이다. 사회전반에 대대적 반성의 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자기반성운동은 사회지도층이 먼저 시작해야 한다. 우리사회가 그동안 병들어 있었기 때문에 모두가 병들어 있었고 누구도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없다는 논리가 성립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매질하는 용기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회 곳곳에서 자기가 속해 있는 분야가 당면하고 있는 여러가지 애로점의 토로는 많았다. 또한 남이 속해 있는 집단에 대한 비판과 매도의 경향 또한 많았다. 국민은 정부에 종사하는 공직자들을 열심히 비난했고 민간인은 군에 대한 비판에 인색하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자기 자신이 속한 집단의 어려움에는 여러가지 경우를 들어 호소하려고만 했다.

 자기반성운동은 자기 스스로도 지금까지 몰랐던 잘못된 관행을 파헤쳐 그에 대한 대책을 사회가 공동으로 세우게 하는 일이다. 이러한 운동은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동시에 일어나야 한다. 아무도 남을 나무랄 수 없다. 경제계는 경제계대로, 대학은 대학대로,정계는 정계대로 스스로를 조사하여 그 실상을 바탕으로 개혁의 계획을 스스로 세움으로써 구각탈피의 일대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남과 남의 집단을 나무라기 전에 자기자신부터 환골탈태의 각오를 다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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