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후발국 지원에 기여필요/내년 원화표시 장기채권발행 협의중/사토 총재 회견 사토 미쓰오(좌등광부)아시아개발은행(ADB)총재는 13일 『지난 3월 북한이 ADB에 회원가입의사를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사토총재는 또 한국에서 원화표시 ADB장기채권을 발행할 것을 한국정부와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제34차 국제증권거래소연맹(FIBV) 서울총회 참석차 방한한 사토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올 3월 비공식 경로를 통해 ADB가입의사를 밝혀왔다』면서 『북한이 ADB가입희망을 표명한 것은 경제개발을 위해 유리한 조건의 ADB차관을 빌려쓰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ADB에 가입하려면 총회에 공식의제로 부쳐진뒤 기존 회원국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사토총재는 이같은 신규회원가입절차를 몇차례 비공식접촉을 통해 북한측에 알려주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회원국들이 북한가입에 대한 입장은 알 수 없지만 북한이 적극적 태도를 취한다면 ADB로선 공식의제로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토총재는 『현재 한국의 ADB출연지분율은 5%정도인 반면 지금까지 ADB로부터 지원받은 돈은 총재원의 8%에 해당한다』면서 『89년 ADB차관수혜국에서 졸업한 한국은 이제 경제규모에 걸맞게 다른 후발회원국을 위해 기여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토총재는 한국의 ADB 재원기여방법으로 장기저리의 후진국지원자금인 아시아개발기금(ADF)조성을 위해 내년중 한국에서 원화표시 ADB장기채권을 발행할 것을 한국정부와 협의중이라고 덧붙였다.
재무부관계자는 사토총재의 발언과 관련, 『지난 91년 북한의 ADB가입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원칙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시에도 기본조건으로 북한이 내부경제통계를 대외에 공표하고 국제기구규정을 지키는등 국제기구회원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할 것을 제시했었는데 지금도 이런 조건을 북한이 충족시켜야 할것』이라며 『최근 핵문제등 중요 쟁점이 남아있는 만큼 북한의 ADB가입에 대한 정부공식입장을 발표하려면 관련부처간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한 고위경제관료는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던 얀 보스마네덜란드국제은행서울지점장에게 합작은행설립을 비공식 제안했으며 내달 방북할 독일의 민간경제협력사절단과도 독일지역내 북한무역대표부 설치문제를 적극 협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일성사후 동면상태에 들어갔던 북한의 대외경제협력 분위기가 최근 들어 다시 살아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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