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관록불구 「초선의욕」 갖고 “맹위”/핵심찌르는 질문에 수감기관들 주눅 재무위의 터줏대감은 5선의 박일의원(민주)이다. 8대때 국회에 들어온 이후 9대부터 줄곧 재무위원으로 활약해왔다. 관록만으로도 수감기관들을 주눅들게 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무게」만 잡는 중진에 머무르려고 하지 않는다.
적극적으로 질의를 하는 초선의원같은 의욕을 보이는가 하면 최다선의 노련함으로 감사 분위기를 이끌어 가기도 한다. 자료도 무려 5백54건이나 요구, 재무위원중 2위를 기록했다. 환갑을 넘어 70을 바라보지만 박의원은 감사준비를 위해 의원회관 사무실에 야전침대까지 가져다 놓고 밤샘작업을 하기도 했다. 때문에 재무위원들 사이에서는 『선배가 뛰니 꼼짝없이 우리도 뛸 수밖에 없다』는 푸념마저 나왔다.
13일의 중소기업은행 감사에서도 그는 적극성과 관록의 양날을 과시했다. 시종 잔잔한 톤으로 질의했지만, 그 내용은 핵심을 파고들었다.
그는 우선 중소기업 지원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따졌다. 박의원은『중소기업의 기술개발자금지원은 총 대출의 0·69%에 불과하다』고 추궁했다.
최악의 중소기업 부도사태가 일어나고 있는데도 중소기업 지원은 줄어 설립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곁들였다. 박의원은 중소기업은행의 보유부동산을 거론하며 설립목적의 불이행을 비판했다. 박의원은『보유부동산 14만6천평, 3천3백억원중 비업무용 부동산이 44·5%인 1천4백69억원에 달하고 있다』며 『이런 땅을 팔아 부도나는 중소기업을 지원하라』고 주장했다.
박의원은 중소기업 지원을 통한 국토의 균형개발도 강조했다. 중소기업 대출금중 서울·경기지역에 66%가 편중돼 있다는 통계를 제시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영남출신이면서도 『중소기업대출금중 24.4%가 영남에 집중돼 있고 호남은 4.2%, 충청은 4.1%, 강원은 0.68%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박의원도 지역간에 인구 기업 예금의 차이가 있어 대출의 격차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알고있었다. 그럼에도 그가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진 것은 경제를 통해 지역의 「골」을 해소하자는 뜻이 깔려있는 것 같았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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