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진전” 첫 공식표현… 주말돼야 판명/일부 성과불구 「북모호성」여전… 정리 필요 ○…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3단계 고위급 2차회담이 12일로 20일째 접어들었다. 그동안 회담의 횟수는 수석대표회담, 전체대표단회담, 실무자회담등 모든 형식을 합해 17차례였다.
그러나 회담은 여전히 곧 타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결정적인 징후가 보이지 않은채 교착과 약간의 진전, 다시 답보를 거듭하고 있다. 미국과의 현지 협의를 위해 파견된 장재룡외무부미주국장은 이같은 상태를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한다』라고 표현했다.
회담이 이번 주초에 끝날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빗나갔고 금주중반일 것이라는 전망도 거의 비관적이다. 다시 이번 주말에야 끝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회담은 대체로 진전쪽으로 방향을 잡은듯한 분위기다. 단지 내용상으로 큰 의미있는 진전이나 속도상으로 급진전이 아닐 뿐 가닥은 잡혔다는 것이다.
양측은 11일 7시간동안의 수석대표 회담을 마친후 처음으로 「진전」이라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북한대표단의 허종대사는 『일부 문제에서 진전이 있었으나 토론할 것이 아직도 많다』고 보도진들에게 말했다.
미국대표단은 짤막한 보도자료에서 『진짜로 진전이 있었는지 여부는 12일 실무자회담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다소 유보적인 표현을 썼다. 이는 11일 회담결과 진전은 있었으나 그 평가는 다음 회담을 해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양측은 그동안 「진전」이란 표현에 매우 신중했었다.
양측은 이날 회담에서 일부분야에서 의견접근을 이뤘으나 북한의 불확실한 자세로 인한 모호성을 확실하게 해둘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12일의 실무자회담에서 이를 기술적으로 논의·정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회담의 타결전망은 12일 협상이 끝나야 가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진전이 계속된다면 양측은 한두차례 더 협상을 갖고 14일께부터는 합의문 작성에 착수, 주말인 15일 회담을 종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협상자세가 예측불허이고 핵심현안에서는 이견의 폭이 아직도 크다는 점에서 회담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반대로 북한이 막판까지 버티다 미국측의 협상거부로 회담이 결렬될 최종순간에 숨긴 카드를 제시, 주말이전에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있다.
결국 북한이 마음먹는데 따라 회담이 언제 어떻게 끝날 것인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양보와 타협적 자세만이 회담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북미협상과 관련, 미국측의 타협적 자세로 한미 공조체제와 협력관계가 삐그덕거린다는 국내의 지적에 대해 장재룡국장은 『한국과 미국의 입장은 항상 같으며 미국측은 한국에 대해 완벽하고 성실하게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고 이를 부인했다.
이같은 한미간의 미묘한 관계가 회담진행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북한대표부의 한 직원은 『영향이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기본적으로 한국과 미국간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다.【제네바=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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