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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전화 이젠 안통한다/발신번호 확인서비스 3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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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전화 이젠 안통한다/발신번호 확인서비스 3개월

입력
1994.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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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 4천5백여건 확인/상습 파렴치범 지레 겁먹기도 「얼굴없는 음란전화」는 이제 더 이상 파렴치한 얼굴을 가릴 수 없다. 한국통신이 6월28일부터 전국 16개 전화국에서 시범운용을 시작한 발신전화번호 확인서비스가 음란 폭력전화퇴치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국통신에 의하면 7월말까지 확인서비스 가입자는 1백90명, 폭력전화발신 번호확인은 2백75건에 불과했으나 8월이후 크게 늘어 10일 현재 가입자 6백50여명, 확인건수는 4천5백여건이나 된다.

 전화국별 번호 확인건수는 8월부터 추가된 잠실전화국이 1천5백13건, 면목 9백49건, 반포 8백98건등으로 서울지역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 밖에 광주전화국 1백73건, 서대구 1백17건, 부산아미 1백12건등으로 집계됐다.

 이 서비스 덕분에 오랜 음란전화의 피해에서 벗어난 이들은 『살 것 같다』고 말한다. 서울 면목전화국 관내의 C모씨(34)는 매일 저녁 3∼4차례씩 걸려오는 음란전화에 몇달간 시달렸다. C씨가 받으면 끊어지는 이 전화는 부인이 받으면 묘한 신음소리를 내며 음란한 말을 계속, 부인은 신경쇠약증세까지 보였다. 그러나 이달초 번호확인 서비스에 가입한뒤 곧 음란전화를 하던 고교생을 찾아내 호통을 친후 「전화 노이로제」에서 해방됐다.

 서울 영등포전화국 관내의 K모씨(42·여)는 무려 6∼7년간 『오늘밤 만나주지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폭언과 협박을 하는 괴전화에 시달렸다. 그동안 2차례나 전화번호를 변경했으나 피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번호확인 서비스를 통해 괴전화의 번호를 알아내 『경찰에 신고했다』고 엄포를 놓은 뒤 오랜 고통에서 벗어났다.

 한국통신 관계자들은 이처럼 번호확인 서비스를 통해 「얼굴」이 노출된 음란 폭력전화 외에도 상습적인 파렴치범들이 지레 위축돼 전화를 하지 못하게 된 효과가 한층 크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점도 적지않다. 우선 공중전화를 이용한 음란 폭력전화에는 아직 속수무책이다. 공중전화에도 고유 전화번호가 있어 음란전화를 거는 위치를 파악할 수는 있지만 범인을 잡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번호확인 서비스를 음란 폭력전화 퇴치가 아닌 불륜관계 확인이나 채무자 추적등에 이용하는 것도 문제다.

 한국통신은 이같은 문제점을 보완, 올해안에 불광 을지 영동 화곡등 서울 4개전화국을 서비스지역에 추가하고 번호확인을 모두 자동안내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또 내년 하반기에는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김동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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