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 어떻게 보겠나”… 날짜 변경키로 서울 정도6백년을 기념해 11월29일 중구 필동에 매설될 타임캡슐에 9월16일자 일간신문을 수장하려던 계획이 변경돼 수장품 수집에 차질이 생겼다.
서울시는 4백년 뒤의 후손에게 오늘의 시민생활상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신문 뿐이라는 판단에 따라 조선 태조가 한양으로 천도를 결정한 9월16일자 중앙일간지를 마이크로필름에 담아 수장키로 결정했다가 갑자기 다른 날짜 신문으로 바꾸기로 계획을 바꾸었다. 이 날짜 신문이 「특색이 없고 보도내용이 유사해 시민생활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이 날짜 신문들이 대부분 인천 북구청 거액세금횡령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 후세에 공무원이 비리의 표상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는 내부반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 한 관계자는 『4백년 뒤의 후손들이 세무공무원을 「세도」로 표현한 일간지들을 보면 공무원 모두를 「도둑놈」으로 볼 것이라는 내부여론 때문에 급히 다른 날짜의 신문으로 수장품을 변경하게 됐다』고 실토했다. 이 관계자는 『전 지면을 「인천 시·구청간부 세금 안냈다」 「인천북구청 세금도둑질, 시·경찰도 의심스럽다」 같은 제목의 기사로 도배질된 일간지를 후손들에게 보여줄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시는 각 신문사로부터 창간기념 특집호등 특색있는 신문 2부씩을 제출받아 1부는 마이크로 필름에 담아 타임캡슐에 수장하고 나머지 1부는 96년에 개관할 서울시립박물관에 영구보존할 방침이다.【이진동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