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살아난 우리영화붐에 찬물/한창 촬영중인 「마누라죽이기」중단 인기정상을 달리던 영화배우 박중훈이 7일 대마초흡연혐의로 구속되자 영화계가 충격에 싸여 있다. 그의 대마초파문이 모처럼 일기 시작한 한국영화붐에 찬물을 끼얹었을 뿐만 아니라 공인으로서의 자세를 저버린 무책임한 행동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는 것이다.
최근의 한국영화계는 추석프로로 개봉한 「태백산맥」 「게임의 법칙」과 지난 1일 선보인「너에게 나를 보낸다」가 외화를 능가하는 흥행성공을 거둬 한층 의욕이 살아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의 불미스런 구속은 영화인들의 위신을 실추시켰고 한국영화에도 적잖은 불명예를 안겨주었다는 것이 영화인들의 분노 섞인 비난이다.
박중훈은 지난해 흥행에 크게 성공한 「투캅스」로 영화배우로서는 최고영예인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고 올해에는 출연작인 「게임의 법칙」에 관객이 몰려 부동의 톱스타로 자리를 굳혔다.
박중훈은 최근 강우석감독의 코믹영화「마누라 죽이기」에서 주역을 맡아 45%나 촬영이 진척된 상태지만 구속으로 촬영이 중단됐다. 또 매진행진을 벌이던「게임의 법칙」흥행에도 적잖은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영화인들은 예상하고 있다.
영화인들은 박중훈이 순간적인 유혹을 이기지 못해 수억원이 투입된 영화를 망친다고 개탄하고 있다.
박중훈의 구속이 더욱 충격적인 것은 영화계의 톱스타가 대마초로 구속되기는 75년 이후 이번이 처음인데다 박중훈은 현재 신혼 4개월째로 영화계와 가정 모두에서 남부러울게 없기 때문. 한 영화기획자는 『상식적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인기도 있고 가정적으로도 안정돼 있는 그가 왜 대마초에 의지해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 정도쯤이야」라는 안이한 생각이 이같은 불상사를 초래한 것같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마누라 죽이기」의 제작자인 강우석감독은 갑작스런 주연배우의 구속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는 『이미 연말 방학시즌에 개봉하기로 극장까지 계약해놓은 상태여서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다. 일주일쯤 수사결과를 지켜보며 배우교체나 제작취소등 향후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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