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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훈련 “유보” 핵협상카드로 남겨/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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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훈련 “유보” 핵협상카드로 남겨/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 결산

입력
1994.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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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담금 인식차… 미 압력에 밀려/「21세기 안보협력」 공식화 의미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26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는 94팀스피리트훈련과 95년도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논의가 어떻게 마무리되느냐가 가장 큰 관심거리였다. 11월로 예정된 팀훈련은 시기상 이번 회의에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실시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며 방위비 분담금의 경우 두나라의 견해가 팽팽한 평행선을 달려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팀훈련은 양국 장관 기자회견을 통해 『10월말까지 실시여부를 결정 하겠다』고 언급됨으로써 어정쩡한 모습으로 남게 됐다. 방위비 분담금은 미국의 요구에 가까운 3억달러로 매듭이 지어졌다. 두가지 모두 한국에 만족스런 결과라고 보기 힘들다.

 팀훈련은 현재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북미3단계 고위급 2차회담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북미회담의 당사자인 미국으로선 그렇지 않아도 별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에 또 다른 빌미를 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팀훈련에 따른 경제적 심리적 압박이 엄청난 북한이 이번 회의의 결과를 두고 또 다시 돌출행동을 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한이 26차 SCM을 겨냥, 고위급 회담을 끌고 있다는 판단을 한것으로 보여진다. 이때문인지 본회의에서는 팀훈련에 관한 어떤 논의도 없었다고 두나라 관계자는 밝혔다. 내년도 훈련에 대해서도 공동성명에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지속적인 실시가 긴요하다는데 합의했다』는 식으로 두루뭉실하게 넘어갔다.

 한국 국방부는 그동안 『군사훈련이 정치협상의 대상이 되는 것은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는 태도를 보여왔다. 결국 한국은 이달말까지 핵협상 카드와 연합전력증강이란 틈바구니에서 다시 고민을 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방위비 분담금은 이번 회의 직전까지 진통을 겪었다. 두 국방장관은 본회의를 연기시켜 가며 막바지 협상을 벌여 결정을 내렸다. 당초 중간선거를 의식한 미국은 3억1천1백만달러에서 양보하지 않았으며 한국은 2억8천만달러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미국은 91년 합의한 원화발생경비 8억4천만달러를 인정하지 않은 채 물가상승등을 감안, 9억3천3백만달러에 대한 3분의1을 고집한 것이다. 마지막 절충이 94년 부담액 2억6천만달러 보다 15% 오른 3억달러에서 끝이 난 것은 미국의 압력이 받아들여졌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주둔경비의 분담원칙과 분담규모에 대한 두나라 사이의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주한미군이 한국의 대북전력지수에 도움을 주는 측면만을 주로 강조한다. 주한미군을 한국군의 대체전력개념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얻는 이익이나 세계전략적 가치의 중요성을 내세운다. 주한미군을 한반도 안보를 위한 한미의 공동안전판으로 보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안 외에도 이번 회의에서 중요하게 다뤄진 것은 「21세기를 지향한 한미 안보협력 방향 공동연구」이다. 두나라는 이 연구에서 남북의 군사적 대결구조가 끝난 뒤에도 한미동맹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동맹의 역할·기능·책임분담이 정세변화에 따라 새롭게 이뤄져야 함을 밝힌 것이다. 지금까지 두나라 관계가 당장의 현실에만 얽매여 왔던 것에 비해 이처럼 미래를 내다본 새 협력관계를 설정하고 이를 공식화한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작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후속 연구계획이 어떠한 모습으로 발전될지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워싱턴=손태규특파원】

◎한·미안보회의/공동성명 요지

 한미는 6·7일 이틀간 워싱턴에서 제26차 연례안보협의회의를 가진 뒤 다음 요지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한반도 안보가 아·태지역 안정 및 번영에 필수적이고 세계평화와 미국 안보에도 중요함을 확인했다. 한국이 외부의 무력침공을 받을 경우 미국은 즉각 지원하고 핵우산도 계속 제공할 것을 재확인 했다.

 ▲북한의 핵활동과 관련, 과거·현재·미래의 투명성 보장을 위해 북한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의무 이행을 요구하며 북한핵문제의 완전 해결을 위해 남북대화의 실질적 진전과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완전 이행이 긴요함을 공감했다.

 ▲한반도 안보문제는 남북간 직접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하며 군사정전협정은 영구적 평화협정으로 대체시까지 유효하다는데 합의했다.

 ▲북한핵의 불확실성이 완전 해결될 때까지 주한미군의 2단계 감축계획을 유보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한국 국민이 희망하는한 주한미군을 계속 유지키로 했다.

 ▲평시작통권의 12월1일부 한국군 이양을 위해 「군사위원회 및 한미연합군사령부 관련 약정(TOR)」에 공식 서명했으며 연합방위 태세의 유지를 위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지속적으로 실시키로 합의했다.

 ▲한국이 95년도 방위비 분담금으로 3억달러를 지원키로 하고 향후 방위비 분담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키로 합의했다.

 ▲한미 방산기술 협력체제의 호혜적 발전을 위해 기존 및 추가 공동연구개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유사시 연합전투능력의 향상을 위해 전시지원계획(WHNS)을 가능한한 조속히 시행하는 한편 미국항공기의 한국내 정비, 미정부보증판매(FMS), 한국산 방산물자의 제3국 수출등에 긴밀히 협력키로 합의했다.

 ▲「21세기를 지향한 한미안보협력 방향 공동연구」의 최종 결과를 보고받고 미래에도 안보협력관계의 지속적 유지가 중요하다는 연구결과에 동의, 후속연구결과를 발전 시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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