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들의 실상이 너무나 초라하다. 입만 열면 선진국 진입의 문턱에 들어섰다고 떠들어 대지만 대학의 학생 1인 교육비, 학생대 교수비율, 강의실과 실험실습시설 확충 실상, 도서관 면적과 장서 보유실태, 사학재단의 전입금실적등 대학교육의 질을 가름할 수 있는 핵심적인 교육여건들이 후진국대학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별로 새삼스러운 사실도 아니지만 교육부가 국회에 제출한 1백31개 4년제 대학들의 7개 교육지표가 또다시 이 딱한 대학의 현주소를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 지표들은 한국대학을 대표한다는 서울대와 소위 명문인 유수의 사학들이 신흥명문인 포항공대에 비해 모든 교육여건에서 훨씬 뒤지고 있으며 이름없는 신설 사학들이 오히려 교육여건 구비측면에서는 전통있는 명문 사학들보다 낫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가 밝힌 대학들의 현주소를 보자. 건학이 일천한 포항공대는 학생대 교수 비율이 11.8명대 1이고 학생 1인 교육비(1천5백80만원) 교수확보율(1백97%) 실험실습시설구입비(학생 1인 1백63만원) 도서구입비(학생 1인 66만6천원) 강의실확보율(2백65%) 재단전입금 등 7가지 지표에서 단연 1위이며 세계 명문대학수준에 거의 육박했을 뿐이다.
서울대는 교수확보율(1백36%)에서 포항공대에 이어 2위, 강의실확보율(1백14%)이 8위였을 뿐 나머지 여건에서는 상위그룹에서 밀려나 있다. 자·타칭 명문인 연세대와 고려대 또한 교육여건에서 상위수준에 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체적으로 국공립대는 교수확보율이 평균 86.8%, 사립대는 67.6%밖에 안되고 학생대 교수비율이 국공립은 평균 27.8명 사립이 평균40.6명으로 열악한 교육여건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우리의 대학 취학률은 44.8%로 미국의 60%에 이어 세계적으로 두번째다. 역대정부가 학부모들의 고학력열기에 편승, 대학인구를 팽창만 시켜놓고 내실화를 위한 교육투자는 외면하는 파행적인 고등교육정책을 되풀이 해 왔다는 데서 대학교육의 본질적인 문제가 야기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사학재단들은 입학정원만 늘리기에 급급해 「싼게 비지떡」인 저질교육을 되풀이 하고 있을 뿐이다. 헛배만 부른 대학을 알차게 발전시키고 국제경쟁력을 갖춘 교육을 해낼 수 있는 방안을 어떻게 찾아야 할 것인가.
국공립대학을 위한 공교육비투자를 늘리는 일과 함께 사학을 실질적으로 돕는 일을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
대학교육의 74%이상을 떠맡고 있는 사학을 부실재단들에 맡겨둔채 정부는 계속 나몰라라 할 수 없는 일이다. 교육개혁차원에서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할 개혁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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