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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도시 “배기가스와의 전쟁”/“대기오염주범 잡아라” 묘안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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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도시 “배기가스와의 전쟁”/“대기오염주범 잡아라” 묘안고심

입력
1994.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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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도심진입차량에 통행세 부과/인 타지마할 반경2마일내 차량금지검토/영 민간단체 직원에 주차비 안주기 권고/미 캘리포니아 주정부 클린카판매 종용 싱가포르에서는 도심으로 진입하는 차량은 통행세를 내야 한다. 인도는 타지마할 반경 2마일이내의 차량통행을 전면금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런던의 대기업들로 구성된 민간단체는 회원사들이 직원들에게 주차비 지원을 하지말도록 권고하는 대기청정 규범을 발표했다.

 세계주요 대도시의 대기오염은 이제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92년 유엔과 세계보건기구(WHO)는 뉴욕 도쿄 런던 LA 멕시코시티등 세계 20대 도시가 대기의 주요 오염원인 이산화황 먼지, 납,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등 최소한 1가지 이상에서 이미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서울의 경우 이산화황과 먼지가 심각히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었다.

 91년 겨울 한주동안에 런던의 사망률이 갑자기 10%나 치솟았는데 그 이유는 배기가스로 형성된 스모그가 기류의 정체현상으로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대도시 대기오염의 주범은 자동차 배기가스다. 산성비를 일으키는 아황산가스나 지구온난화 현상을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인체에 유해한 오존의 원인물질인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등 거의 모든 유해물질이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온다. 이들 배기가스와 함께 배출되는 매연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검댕에서부터 이보다 훨씬 작은 액체나 고체미립자들은 인간과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들 미립자중 PM10이라는 물질은 직경이 천만분의 1밖에 안되지만 인체에 매우 치명적인 것으로 확인되고있다. 영국의 과학잡지 뉴 사이언티스트는 영국내에서만 PM10 미립자로 매년 1만명이 숨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입자가 작을수록 폐부 깊숙이 스며들어 더 큰 해악을 끼치는 것이다.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선진국의 많은 도시들이 대기오염을 줄이는 각종 묘안들을 짜내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자동차회사에 「오염물질 제로(0)」인 클린카(CLEAN CAR)의 판매를 종용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97년까지 판매대수의 2%는 클린카로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신형차도 문제해결의 일부분일 뿐이다. 대부분의 오염물질은 차령이 오래된 차량에서 배출된다. 영국왕립 자동차클럽이 운행중인 차량 6만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조사대상차량의 12%가 전체 공해물질의 50%이상을 배출했다. 이들은 대부분 차령이 오래된 낡은 차였다.

 캘리포니아주는 또 경유를 쓰는 버스나 트럭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기업에 공해방지기금을 융자, 상품운송에 천연가스나 전기차의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영국의 사우스와크시는 미콜로라도주 덴버대학이 제작한 적외선 감지기를 시험중인데 이 기기는 주행중인 자동차의 배기가스 오염도를 자동으로 측정할 수 있다. 사우스와크시는 조만간 이 기기와 비디오카메라를 연결, 배기가스를 기준치 이상으로 배출한 자동차의 번호판을 자동으로 카메라에 담는 시험을 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환경계획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 계획이 성공하면 자동차 배기가스단속은 획기적인 전기를 맞을 게 틀림없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차량대수가 계속 증가하거나 운행시간이 늘어난다면 대기오염은 결국 줄일 수 없게 된다. LA는 배기가스 규제가 가장 엄격히 시행되는 도시지만 「나홀로 운전」의 선호풍조에다 자동차의 평균주행시간이 계속 늘어 대기오염방지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LA고속도로를 통행하는 차량의 평균 탑승자수는 1.3명. 나홀로 운전을 줄이지 못하면 공해와의 모든 싸움도 헛수고인 셈이다.【김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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