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유학중 북한공작원에게 포섭되어 4차례나 입북, 자금지원과 함께 간첩교육을 받고 국내에 들어와 수년간 암약하던 부부간첩이 자수하고 다른 2명의 유학생간첩을 구속했다는 안기부의 발표는 놀랍다. 특히 북의 공작지도원과 접촉한 유학생·교수등이 10여명이라는 뉴스는 충격적이다. 북한의 침투공작이 우리사회의 최고지성인인 교수와 유학생들에게까지 뻗치고 있음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이번 사건은 27년전인 1967년7월에 검거됐던 소위 동백림공작단사건을 상기시킨다. 동독주재 북한대사관은 58년9월부터 67년5월까지 서독등 유럽각국에 있던 유학생 교수 예술인등 1백여명을 동베를린으로 초청, 자금을 제공했고 이중 7명은 평양으로 불러 환대, 포섭내지 간첩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유럽에 붉은간첩망을 조직했다가 적발됐던 것이다.
당시 이들은 너무나 가난했기 때문에 북한측의 자금유혹에 쉽게 넘어간 면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너무나 어처구니가 없다. 가난한 유학생활 때문에 넘어갔다는 것은 납득이 안간다.
더구나 포섭되어 간첩활동을 한 시기가 동구공산체제가 몰락하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때, 그것도 자유민주주의가 만개한 서구에서 수학중인 지식인들이 스탈린주의자들보다 더 혹독한 김일성 김정일공산독재체제를 위해 돈을 받고 동조하고 앞잡이 역할을 한것은 조국과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가 아닐수 없다.
지난번 박홍서강대총장이 『주사파가 학원가에 깊이 침투해 있다』 『주사파뒤에는 김정일이 있다』 『김일성의 장학금을 받은 유학생과 교수들이 국내에서 활동중이다』라고 했을 때 모두가 놀랐고 야당과 재야, 운동권학생들은 『증거가 없다』며 한낱 공언임을 주장했지만 이번 구속에 의해 「장학금」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북이 주장하는 「주체사상」 「우리식 사회주의」 「김일성유일사상체제」등은 모두 겉으로는 그럴듯한 논리를 내세우나 한꺼풀 벗겨 보면 하나 같이 김일성 김정일부자의 세습독재, 철저한 주민 억압과 한반도 공산화통일을 목표로하고 있다.
북한은 붉은 정권수립이래 근50여년간 단한번도 이 목표를 수정 포기한 일이 없다. 구소·동구공산체제가 붕괴되고 경제난등으로 내외적으로 극히 어려운 상황에도 북한은 남한의 교란과 적화달성을 위해 해외의 유학생 교수등에게 까지 없는 돈을 뿌려가며 포섭에 열중하고 있음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된다.
정부는 공직사회의 전반적인 복지불동과 나태등으로 대공안보체계가 얼마나 흔들리고 구멍이 뚫려 있는가를 깊이 반성하고 북의 침투를 봉쇄, 저지하기 위해 한치의 빈틈도 없는 대공태세를 강화하는 일이 시급하다.
북한이 대남직접침투보다 해외의 유학생, 교수, 의사, 광부, 간호사, 근로자들을 통한 우회침투에 새삼 력점을 두고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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