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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기적/개발첫삽 30년만에「200년성장」(광복분단50년: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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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기적/개발첫삽 30년만에「200년성장」(광복분단50년:9)

입력
1994.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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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서 세계13위 교역국으로/1인당 GNP 1만불시대 눈앞 광복반세기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우리경제는 상전벽해와 같은 대변신의 파노라마를 숨가쁘게 펼쳐왔다.한국의 현대경제사는 「한강의 기적」으로 요약된다. 선진국들이 1백∼2백년에 걸쳐 이룬 경제발전을 우리는 60년대이후 약 30여년만에 달성, 「압축성장」이라는 새로운 후진국개발모형을 제시했다.

 광복 당시 우리나라에는 「경제」가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일제의 수탈로 피폐할대로 피폐해 있던 상황에서 이제는 당당히 중진국대열에 올라서 선진국문턱에 와있다.

 국민총생산(GNP)세계13위(92년), 1인당 GNP 세계 32위(92년), 수출·입 교역량 세계 13위(93년)등의 거시경제지표가 이를 잘 설명해 주고있다. 황무지상태에서 세계 13위의 교역국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96년 선진국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70년대까지만 해도 외국원조(차관)와 무역특혜로 경제운영을 해왔으나 지금은 후진국에게 주어지는 각종 특혜에서 모두 졸업했다. 오히려 후발개도국에 많은 차관을 지원하고 있다. 차관수혜국에서 차관지원국으로 변신한 것. 광복 당시 미국과 함께 세계의 양웅이었던 구소련에 14억7천만달러의 차관을 제공한게 대표적인 예다.

 통상관계에서도 좋든 싫든 선진국의 협상파트너로 부상했다. 광복 당시 보릿고개를 운명으로 여기며 초근목피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을 때 식량과 옷, 돈을 지원해 주었던 미국등 선진국들을 지금은 국제협상테이블에서 통상파트너로 만나 서로 티격태격하는 처지가 됐다. 미국등 선진국으로 봐서도 『언제 한국이 이렇게 컸느냐』고 감탄할 정도가 된 것이다.

 88서울올림픽은 우리 경제의 도약상을 전세계에 알리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미국 일본등 선진국에서부터 아프리카 오지에 이르기까지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없는 곳이 없다. 해외에 현지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 삼성 현대 대우 럭키금성등 재벌그룹에서부터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부지기수다. 우리나라의 해외투자액은 지난 3월말 현재 58억달러에 달한다.

 약 반세기동안의 한국경제 변화상은 말그대로 격세지감을 실감케 한다. 본격적인 경제통계조사가 처음 시작된 53년 1인당 GNP는 고작 67달러로 현재 아시아의 최빈국인 베트남(93년 2백30달러)의 3분의 1수준도 안되었다. 지난해의 1인당 GNP는 7천4백66달러. 경제수준을 가늠해주는 가장 대표적인 척도인 1인당 GNP가 41년만에 1백11배 늘어난 것이다. 또 대망의 「1인당 GNP 1만달러시대」도 2∼3년안에 실현될 전망이다. 문민정부 들어서도 경제가 빠른 속도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1인당 GNP가 올해에는 8천1백96달러, 정확히 광복 50년째가 되는 내년에는 약 9천5백여달러에 달해 「1만달러 고지」에 성큼 다가설 것으로 보인다. 광복 당시 우리나라의 1인당 GNP는 순위조차 매길수 없을 정도였으나 국제통화기금(IMF)은 92년 기준으로 한국의 1인당 GNP가 세계 32위라고 발표했다.

 한 나라의 전체 경제규모를 의미하는 GNP도 53년 13억5천억달러에서 94년에는 3천6백43억달러(전망치)로 약 2백70배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경제의 몸무게가 이만큼 늘어난 것이다.

 수출·입등 대외교역은 그야말로 비약적으로 확대됐다. 수출의 경우 48년 고작 1천4백만달러에 불과했으나 93년에는 8백22억4천만달러로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올해의 수출액은 48년의 6천4백43배수준인 9백2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수출품의 내용도 전형적인 후진국형에서 선진국형으로 바뀌었다. 48년 당시의 수출 1위품목은 마른 오징어로 전체의 38.4%를 차지했다. 김(14.6%) 한천(6.3%) 약재(3.8%)등도 수출주종품목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반도체 TV등 전기전자제품이 전체 수출의 29.5%를 차지하고 있고 섬유류 철강 화공품 자동차 선박등이 수출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오징어수출대국에서 반도체 자동차 철강등 중화학제품수출대국으로 변신한 것이다.

 국민생활도 국제수준으로 향상되었다. 경제발전으로 식생활과 의료서비스가 크게 개선되면서 평균수명이 약28세 늘어났다. 38∼42년의 평균 수명은 43.8세에 불과했으나 91년에는 71.6세로 길어진 것이다.

 교통·통신도 마찬가지다. 털털거리는 목탄버스가 우마차들과 함께 한가하게 뒤뚱거리던 서울의 거리는 지금 자동차홍수를 이루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보유대수는 48년 1만4천7백대에서 올 4월말 현재 6백60만4천대로 약4백50배 증가했다. 또 당시에는 생각할수도 없었던 지하철과 고속도로가 건설되어 총연장(94년)이 각각 1천6백54, 2백47.5나 된다.

 전화도 부유층의 상징물에서 생활 필수품으로 바뀌고 말았다. 전화가입자수는 47년 3천7백명에서 올 3월말 현재 1천6백88만9천명으로 4천5백여배 늘었다. 도서벽지나 산간오지 어디에서든지 미국 일본등 세계각국과 통화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이미 통신선진국이 됐다.

 「한강의 기적」으로 후진국상태를 탈출하여 중진국에 진입한 한국경제는 지금 명실상부한 선진국권에 진입하기 위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이백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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