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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보조 삭감/휴경제도 도입/EU농업 최대위기(유럽리포트: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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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보조 삭감/휴경제도 도입/EU농업 최대위기(유럽리포트:7)

입력
1994.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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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시행 앞두고 「뒤늦은 처방」 부산/과학적 영농·새품종등 개발 총력전/공업용 식물재배·농촌관광 지원등 「이탈농심」달래기도 유럽의 농업은 지금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 그동안의 보호주의적 농업정책으로 인한 과잉생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휴경제도등 EU차원의 농업개혁정책은 농민은 물론 각국 정부에 새로운 부담을 안겨주고 있으며 지난해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는 이들에게 또 다른 도전으로 대두했다. 그러나 이같은 위기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농민들과 정부는 과학적 영농과 신품종 개발등의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농업은 결코 포기되어서는 안된다는 믿음에서다. 유럽농업의 현장을 찾아가 본다.【편집자주】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남부의 공업도시 툴루즈로 가는 5시간30여분동안의 TGV여행에서는 프랑스의 광활한 농경지를 지겹도록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눈이 시리도록 푸른 들판 사이에서 유달리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황토색의 맨땅과 잡초가 무성한 벌판들이다. 작년부터 유럽연합(EU)이 실시하고 있는 휴경제도(SET―ASIDE)의 산물이다. 「멀쩡한 옥토를 일부러 놀릴 수 밖에 없는 농심」―위기에 처한 유럽농업의 한 단면이다.

 휴경제도는 지난 92년 유럽공동체(EC)가 내놓은 유럽공동농업정책(COMMON AGRICULTURAL POLICY:CAP) 개혁안중 일부이다. CAP는 가격지지, 수출보조금지급, 역외농산물에 대한 강력한 무역장벽구축등 지난 62년부터 EC가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시행해 온 일종의 농업진흥정책. 이로인해 이전까지만해도 농산물의 자급자족이 힘겨웠던 유럽 국가들은 70년대들어서는 농산물을 역외에 수출까지 하게 됐다. 그러나 80년대에는 세계경제의 침체로 농산물의 수출이 어렵게 되면서 과잉생산문제가 발생했다.

 이에따라 90년대초에는 농산물 가격하락방지와 잉여농산물 저장을 위해 EC가 전체 예산의 약60%를 농업에 지출하게 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 지난 91년의 경우 전체 EC예산 5백29억6천9백여만ECU(유럽연합통화단위, 1에퀴는 약1·2달러, 94년 8월말현재)중 62%인 3백33억6백만ECU가 농업부문에 지출됐다.

 이에 따른 재정압박으로 EC는 92년 CAP를 전면 개혁키로 결정했다. 우선 가격지지를 위한 재정부담을 덜기 위해 농산물 기준가격을 대폭 내렸다. 또 농산물생산량을 원천적으로 줄이기 위해 농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기로 했다. 대표적인 예가 휴경제도로 회원국들은 경작가능한 토지의 15%를 의무적으로 놀리도록 했다.

 CAP개혁과 함께 유럽농민들이 넘어야 할 또 하나의 산은 우루과이라운드(UR)이다. 미국의 선공으로 시작된 이 게임을 통해 유럽은 수출보조금을 향후 6년간 86∼90년 기준으로 36%나 줄여야 하게 됐다. 또 기존의 수입억제수단을 대부분 포기하고 관세화를 통한 외국농산물의 수입을 허용해야 한다.

 이같은 양대 도전에 직면, 유럽 농민들은 적지않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그 중 첫째는 농가소득의 저하로 인한 농촌경제의 급속한 위축이다. 일부 농민단체들은 『앞으로 농업은 취미로나 즐기게 될 것』이라고 자조할 정도다.

 경제적 위기는 이농의 발걸음을 더욱 빠르게 할 수도 있다. 벌써 지난 10년동안 유럽농민은 26%나 감소했다.

 유럽경제권에 통합되기를 원하는 동구권국가들에 대한 경계심도 만만치 않다. 최근 프랑스와 동구국가 사이에 일어났던 「체리전쟁」이 대표적인 예. 동구권에서 값싼 체리가 대량유입되자 유럽 최대의 체리생산국가였던 프랑스가 EC를 움직여 동구권의 체리에 대한 긴급보호막을 치고 나왔다.

 UR타결로 수출시장이 급격히 위축됨은 물론 미국등 경쟁력있는 국가의 침입에 유럽농업 자체가 함락될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같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도 뜨겁다. 프랑스의 경우 휴경지에 공업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식물들을 다량 재배함으로써 농가소득을 보장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농업의 환경보호적 기능을 강조하는 것으로 농업을 살릴 수 있다는 논조도 있다. 영국의 권위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최근 농업특집에서『농민들은 단순히 농사만 짓는 게 아니다. 이들이 농사를 지음으로써 도시인들이 즐기는 농촌의 풍경을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연을 지킬 수 있다. 과잉생산에 의한 농산물가격 이 떨어질수록 우리는 농민들이 자연과 풍경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유럽농업이 안팎의 도전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주목된다.【브뤼셀=신효섭기자】

◇유럽 기동취재반

▲유석기(경제부기자)

▲김상우(국제부기자) 

▲신효섭(정치부기자)

▲김승일(사회부기자)

▲김현수(여론독자부기자)

▲고재학(전국부기자)

▲송용회(생활과학부기자)

▲황유석(사회부기자)

▲장계문(사진부차장)

▲최종욱(사진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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