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각국 「우등생 농업」 분야/가구당 소·돼지 7백마리… “농민수 11만 수출 역군”/무군질 청정육 정평 덴마크의 농민수는 전체 노동인구의 약 4%인 11만명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들은 5백만 인구의 3배를 먹여 살릴 수 있는 농산물을 생산해 그중 3분의 2를 수출하고 있다. 비결이 무엇일까. 덴마크농업협회(FDC)의 하슬레 니엘슨 사무국장은 『덴마크가 농업에 뿌리박은 현대적 공업국가라는 사실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덴마크의 농가당 평균 경작면적은 38㏊(11만4천평). 우리나라(1.3㏊)보다 30배 가까이나 넓지만 니엘슨국장은 『농부가 매일 농장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가축들과 다정한 말을 나누기에 적합한 규모』라고 말한다.
덴마크농가는 소·돼지등 낙농분야에서 수입의 79%를 얻고 있다. 일꾼은 보통 1∼2명 뿐이지만 현대적인 설비 덕분에 농가당 평균 7백마리의 돼지를 힘 안들이고 거뜬히 키운다.
덴마크의 돼지는 태어나자 마자 인큐베이터에 들어간다. 각종 검사를 받은뒤에는 곧바로 위생장비가 설치돼 있는 우리로 옮겨져 외부와 단절된채 사육된다. 병균의 감염을 막기위해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되고 사료배합 교미 혈통개량등 돼지사육에 필요한 모든 정보가 컴퓨터에 의해 관리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균질 청정돈육」이 생산된다.
젖소사육도 마찬가지. 덴마크농부들은 젖소의 젖꼭지나 소젖에 거의 손을 대지 않는다. 자동집유기로 짜낸 소젖은 스테인리스관을 통해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도착하는 집유차로 옮겨지고 이때부터 우유 분유 치즈등 다양한 낙농제품으로 변해간다. 젖소들의 목걸이에는 각종 정보가 입력된 코드가 부착돼 있어 젖소가 먹이통에 접근하면 그 젖소의 특성과 발육상태를 고려해 적합한 양의 사료가 자동으로 공급된다.
발달된 낙농기술은 그러나 덴마크농업의 하드웨어에 불과하다. 그 배후엔 농민 자치로 운영되는 매우 능률적인 협동조합이 있다. 덴마크협동조합은 오로지 농민과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서만 일을 한다.
덴마크 농부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우유와 돼지고기의 90% 이상을 협동조합을 통해 판매한다. 모든 농민들이 한개 이상의 협동조합에 가입해 있고 조합은 철저히 「1인 1표」의 민주적 방식으로 운영된다.
협동조합은 1880년 미국 러시아 캐나다등지로부터 밀이 싼값으로 대량유입되면서 설땅을 잃게 된 덴마크 농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돌파구를 찾는 과정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났다. 덴마크농업이 작물위주에서 낙농업으로 전환한 것도 1882년 낙농협동조합이 결성되면서부터였다.
덴마크의 협동조합은 농산물판매나 농기구 공동구입뿐만 아니라 각 지방마다농업자문서비스센터를 두고 농업기술에 관한 자문까지 하고 있다. 언제든지 연락만 하면 전문가가 현장에 달려가 농작물생산 소사육 시설관리 품종 및 혈통개량등 각종 영농정보는 물론이고 회계 및 경영에 관한 자문까지 해준다.
덴마크 농업의 성공비결은 따라서 「초현대적인 낙농기술과 효율적인 협동조합 조직」으로 요약될 수 있다. 덴마크육가공위원회의 마케팅매니저인 에릭 시몬센씨는 『덴마크농업은 1880년대의 위기를 극복한 이후 줄곧 과학기술과 같은 속도로 발전해 왔다』고 말한다.【코펜하겐=김현수기자】
◎네덜란드 화훼/전세계 꽃시장 59% 공급/연물동량 69만톤… 수출수입 92억불/이통 8달교통망 이용 “신선도 명성”
네덜란드는 「유럽의 정원」이다. 베를린 파리등 유럽의 주요 도시에서 거래되는 꽃의 59%는 네덜란드 농부들이 가꾼 꽃이다.
면적이 4만1천5백26㎢로 한반도의 5분의 1정도에 불과한 네덜란드는 매일 전세계에 꺾꽂이 꽃 1천6백만 송이와 분화 1백70만 그루를 수출해 연간 92억달러를 벌어들인다.
네덜란드가 이처럼 「유럽의 정원」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네덜란드가 「유럽의 정류장」이라는 사실을 빼놓을 수 없다. 『네덜란드에는 하늘과 땅, 바다 어디에도 막힌 곳이 없다』고 네덜란드 사람들이 자랑할 만큼 네덜란드의 교통은 사통팔달로 뚫려 있다.
세계최대의 꽃시장인 네덜란드 알스미어 꽃경매장에서 10분거리에는 연간 물동량 69만5천톤으로 유럽에서 4번째로 큰 암스테르담 시폴국제공항이 있다. 새벽 6시부터 시작되는 알스미어 꽃경매장에서 거래된 꽃들 가운데 극동이나 중동등 먼거리로 팔린 꽃들은 시폴공항을 통해 신속히 배달된다.
유럽내 국가들로 가는 꽃들은 특수저장시설이 돼 있는 트럭에 실려 독일의 아우토반이나 프랑스의 오토루트, 이탈리아의 아우토스트라디를 달린다. 유럽에서 운행되는 화물용 트럭의 60%가 네덜란드 국적이라는 사실은 「모든 길은 네덜란드로 통한다」는 말을 떠오르게 한다.
이밖에 네덜란드에는 세계최대의 물동량(2억9천3백만톤)을 자랑하는 로테르담항구가 있고 함부르크 뮌헨 프랑크푸르트등 유럽에서 가장 큰 꽃시장인 독일의 주요도시까지 연결되는 운하까지 갖고 있다.
이렇게 거미줄처럼 정교하게 퍼져있는 교통망 덕분에 네덜란드 꽃은 아침이슬을 그대로 머금은 듯한 신선함을 유지하며 매일 아침 베를린 파리 로마는 물론, 동경의 꽃값까지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다.【암스테르담=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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