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성·광고 규제,교양프로에 비중/올바른 식견·판단력 제고 “산교육장” 오스트리아는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청소년범죄가 현저히 적은 편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청소년의 정서순화에 쏟는 국영방송 ORF의 정성이 여기에 한몫하고 있다는데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일체의 광고가 없는 ORF의 두 채널중 제1채널은 매일 하오5시부터 10분간 유럽에서는 유일한 어린이 뉴스프로그램인「미니 칩」을 방영하고 있다. 이 뉴스프로그램의 아나운서와 리포터 카메라맨 해설자는 모두 어린이들이다. 소재는 여타 뉴스와 똑같지만 어린이의 눈을 통해 사회를 진단해 봄으로써 이들에게 사회를 보는 식견과 올바른 판단력을 기르게 해주자는게 기획의도다.
ORF는 프라임타임이 시작되는 하오8시15분이전에는 주시청층인 어린이·청소년을 위해 폭력적인 장면은 일체 내보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같은 청소년 시청자에 대한 배려는 ORF의 편성지침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잔혹한 사건보도에는 아나운서의 설명외에 어떠한 관련 화면도 내보낼수 없도록 한 것이라든지, 시청률을 노린 성과 에로티시즘의 상품화에 대한 엄격한 규제등이 ORF가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하기위해 일관되게 지켜가고 있는 방송철학이다.
청소년·학생들을 위한 폭넓은 교양·교육프로그램도 ORF의 특징이다. 지금은 뉴스 과학 다큐멘터리등 개별프로그램공급방식으로 바뀌었지만 4∼5년전만해도 「학교교육」이라는 독립된 편성범주를 설정해 청소년 교육에 초점을 맞춰왔다.
현재 한주일간 방영되는 17∼20여개의 교육프로그램중에는 학생들의 과학적 상상력과 적성을 발굴해내는 교양프로그램뿐 아니라 미니 칩과 뉴스프로와 정치인과 경찰등 사회각 계층과의 대담프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산교육장으로서도 제몫을 하고있다
이때문에 ORF는 다른 유럽국가의 TV처럼 재미가 없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그러나 ORF의 홍보책임자인 마이클 폴체씨는『방송에는 흥미본위의 선정성보다 더 중요한 무엇이 존재한다는 것이 우리의 믿음』이라며 『프로그램제작 원칙에 대해 시청자와 공감을 이루고 있기때문에 우리는 재미가 없어 시청률이 떨어진다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ORF의 또 하나의 특징은 프로그램의 다양화이다. ORF가 갖고있는 2개채널은 비슷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방영할수 없도록 돼있다. 이러한 편성원칙은 시청자의 채널선택권을 충실히 보장해주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ORF는 유럽 다른 나라의 TV방송이 아직도 「바보상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과는 달리 국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다른 나라 방송들이 광고수주를 의식한 치열한 시청률경쟁으로 저질 프로그램을 내보내는 때가 많지만 ORF만큼은 모든 시청자가 신뢰할 수 있는 국민의 방송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빈=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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