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반도 「텔레비전」 공연… 젊은관객 몰려 대중이 텔레비전에 무저항적으로 종속되는 모습을 비판적으로 그린 연극 「텔레비전」에 젊은 관객이 몰리고 있다. 극단반도(312―8568)가 31일까지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서 공연하는 이 연극은 TV 장면과 실제생활을 동시에 재현하고 있다. 출발부터 신세대, 혹은 영상세대 취향이다. 관객의 80% 이상이 대학생이다.
무대는 둘로 나뉜다. 왼쪽은 TV 시청률을 조사하는 모니터실이고, 오른쪽은 TV 화면이다. 모니터실의 직원들은 TV를 켜놓고 일을 하고, 싸우고, 간식을 먹는다.
오른쪽 배우들은 TV를 그대로 재현한다. 대학에 모여 시위하는 학생들, 「칵테일 사랑」을 부르는 신세대 가수, 중년을 대상으로 한 트로트 가수등.
구세대를 대표하는 실장(박종상 분)은 시위를 하는 학생들이 뉴스에 나타날 때마다 나라를 걱정하고 신세대 평직원들은 여당의 독선을 비난한다. 이들은 TV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신념대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실은 TV에 중독돼 있다. TV의 내용을 본받아 말을 하고, TV의 주장을 암암리에 받아들인다.
결국 모니터실의 배우들이 TV화면을 재현하는 배우와 자리를 바꿈으로써 TV중독현상이 보편화한다.
반전데모가 한창이던 60년대 이 작품을 쓴 미국의 극작가 장 클로드 반 이텔리는 TV가 보여주는 세상을 통해서 보혁간의 갈등, 세대간의 차이를 그리고자 했다. 연출가 황두진씨는 오래된 희곡을 어떤 연극보다도 현대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평론가 김창화씨는 『TV라는 복합문화를 받아들이는 일반인의 태도를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며 TV에 대한 연극의 본격적인 비평』이라고 말했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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