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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국가 지키겠나” 심각우려/「군기문란」 사태 정치권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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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국가 지키겠나” 심각우려/「군기문란」 사태 정치권반응

입력
1994.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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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사고 아닌 구조적인 문제”/“기강확립 모든방안 동원” 촉구사상 초유의 군기문란 사태에 정치권도 남다른 걱정을 하고 있다. 군기문란의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유사시 국가안위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치권의 시각은 이번 군기문란이「53사단 14중대」에 국한되는 단순사건이 아니라는데 일치하고 있다. 군내부의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인식을 토대로 『군기강의 확립을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이 조속히 강구되어야 한다』는 긴박한 촉구가 정파를 초월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군 당국이 사건을 처리하면서 파문축소에 매달린 점도 여야 모두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특히 야당은 정부에 군의 일대개혁을 요구하는 공세를 펼치고 있다. 민주당의 박지원대변인은 6일『군이 병들었다. 김영삼대통령은 즉각 치유에 나서야한다』고 요구, 이 문제를 정치쟁점으로 다룰 태세를 보였다. 박대변인은 또『군이 사건처리결과를 은폐한 것은 국민을 속이려는 구태』라는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정치권은 우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한 뒤 처방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원인에 대해서는 군의 복지불동이 주로 거론된다. 육사11기 출신인 권익현의원(민자)은 정치적 상황변화가 군의 사기저하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권의원은 외부요인을 원인으로 보면서 국민의 이해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권의원은 『그동안 국민들은 군 조직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민주적 운영만을 요구해 왔다』면서 『군이 외부시선을 의식하는 눈치꾼이 되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적당한 통제가 필요하고 가능한한 정치적 풍랑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그러나 야당의원들은 『군의 하극상, 정치적 외풍 등은 개혁시대의 책임이 아니고 12·12사태의 유산』이라고 지적한다. 『군기문란을 개혁으로 인한 군의 소외 때문』으로 보는 시각은 근시안적이라는 게 야당의원들의 인식이다. 국방위의 정대철의원은 『질풍노도같은 군 수뇌진의 인사, 개혁의 파장으로 생긴 무사안일이 하극상을 초래한 것은 사실이다』면서 『하지만 군이 개혁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한 것이 사기저하의 더 큰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정의원은『이번에 기강을 바로 잡으면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며 군의 노력을 촉구했다.

 철저하지 못한 조직운영, 부실한 훈육등 구체적인 문제점도 군기문란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장출신인 이건영의원(민자)은 『소대장에게 책임만 있고 권한이 없는 현 체제로는 부하들의 통솔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보안사령관 출신인 강창성, 2군사령관을 역임한 림복진의원(민주)은 『사태의 수습을 처벌에만 의존하면 안된다. 군의 사기와 교육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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