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력 집중 등 강한 문제의식/잇단 재벌규제책 나올까 걱정/정통경제관료 출신에 관련부처도 긴장「10·4개각」후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재벌에 대해 강성이미지를 지니고 있는 한리헌청와대경제수석비서관이 뭔가 일을 벌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천경제부처도 마찬가지다. 한수석은 정통경제관료출신으로 관료사회의 생리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소신이 뚜렷하고 업무추진력도 강하다.
경제부처의 한 고위간부는 『한수석은 5공때의 김재익수석이래 가장 영향력이 큰 경제수석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현경제팀의 역할구도로 보아 한수석이 「사실상의 경제팀장」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수석의 재벌관은 재계가 긴장하기에 충분하다. 한수석은 수석취임 기자간담회에서도 밝혔듯이 우리나라 재벌들의 선단식 그룹경영체제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상호지보 상호출자 내부거래 임원겸임등을 통해 수십개의 그룹계열사를 한개 기업처럼 묶어 놓고 있는 연결고리를 끊어야 국가경제전체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한수석은 이같은 논리를 「가족교육논」으로 설명했다. 가장이 자녀들을 충분히 교육시킨후 독자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분가시켜야 그 가족이 더욱 번창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정부와 재계는 물론 정부와 민자당간에 심한 갈등을 보였던 총액출자제한비율축소(현행 40%↓25%)등을 골자로한 공정거래법개정안도 사실은 한수석작품이다. 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한수석이 껄끄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제2, 제3의 재벌규제책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실토했다.
정통경제관료출신인 한수석의 과거 정책추진사례를 보아도 재계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한수석은 지난 89년 당시 조순부총리시절 기획원의 기획국장으로서 금융실명제 토지공개념 재산세과표현실화등 경제개혁정책을 추진한 실무총책이었다. 한수석은 이때에도 재계와 「한판싸움」을 벌여야 했다. 당시 조부총리는 한수석이 재계의 갖은 반대로비를 무릅쓰고 명쾌한 논리와 강력한 돌파력으로 개혁과제를 추진하자 극찬을 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한수석은 재계가 자신을 강성인물로 평가하고 있는데 대해 『재벌의 경제력집중현상이 심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경제개혁을 추진하다보면 재계와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소신있게 개혁정책을 추진했을 뿐이지 결코 반재벌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수석은 청와대경제수석의 역할에 대해서도 「전깃줄논」을 들어 『대통령이 발전기이고 내각이 전등이라면 경제수석은 발전기와 전등을 연결하는 전깃줄』이라고 설명했다. 전깃줄에서 발전을 하려 하거나 빛을 내려할 때 무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관가에서는 한수석의 이같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그가 결코 예사스런 수석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수석은 90년 3당합당후 민자당에 전문위원으로 근무하면서 당시 김영삼당대표의 「경제가정교사」로 출발, 후보시절에도 경제보좌관으로서 지근거리에서 보필했다. 김대통령의 머리에 약2년동안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려넣은 장본인이다. 고김재익 전 경제수석이 전두환전대통령에게 한 역할을 한 셈이다.【이백만기자】
◇한수석의 경제정책관
▲김영산=대통령(당대표시절)「경제자정교사」(문민정정책의 밑그림을 그림)
▲재벌관:현 「선단체제」에 문제의식,그룹 계열사간 연결고리 단절 강조
▲주요 대재벌정책:그룹내 내부거래조사,위장계열사색출,출자총액제한축소 등
▲주요 개혁정책:금융실명제,토지공개념,재산세 과표현실화 등 추진(89년)
▲경제수석의 바람직한 위상:「전깃줄론」
▲「신경제정책」:정책추진기관과 대통령임기가 같은데 따른 문제점 보완강조
▲관가의 평가:행정장악력및 업무추진력 탁월,대항논리개발의 귀재
▲재계의 평가:제벌에 대한 강성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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