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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피 미 농무장관 사임/수뢰 물의… 후임 시너전주지사 등 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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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피 미 농무장관 사임/수뢰 물의… 후임 시너전주지사 등 물망

입력
1994.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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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상석특파원】 농업관련 기업과 개인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아 온 마이크 에스피미농무장관이 3일 사임을 발표했다. 에스피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데 책임을 지고 오는 12월 31일자로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키로 했다』며 『클린턴대통령도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자신의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해 온 에스피장관은 『개인적으로 몇가지 주의깊지 못한 행동을 했다』고 사과하면서 『대통령은 혼란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국정을 추진해 나갈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연방 특별검사와 백악관 윤리조사위원회는 에스피장관이 농무부와 관련된 기업이나 개인, 특히 아칸소주에 있는 미최대의 닭고기 생산업체인 타이슨 식품회사로부터 뇌물성 선물을 받고 위법행위를 저질렀는지 여부를 조사해 왔다.

 에스피장관의 후임으로는 조지 시너전노스다코타주지사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에스피 사퇴배경과 파장/윤리관련 첫 사퇴… 클린턴 또 시련/중간선거앞두고 악재부상 우려/농정대개혁 저항세에 좌초설도

 비리혐의로 특별검사의 수사를 받고 있는 마이크 에스피미농무장관(40)의 사임발표는 그의 비리에 대한 사실여부를 떠나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클린턴행정부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같다.

 클린턴행정부내의 흑인각료 4인 가운데 하나이자 최연소장관인 에스피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에 대한 혐의는 부인했으나 스스로가 경솔하게 행동한 사실은 시인했다.

 물론 에스피에 대한 기소여부는 현재 진행중인 수사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클린턴행정부의 각료가 윤리문제와 관련한 스캔들로 사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내달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민주당행정부에는 또 하나의 타격이 될게 분명하다.

 재미 태권도 사범 이준구씨로부터 태권도를 배운 유단자이기도한 에스피는 장관취임후 아칸소주 소재 세계 최대 양계회사인 「타이슨식품」으로부터 공짜 비행기를 제공받아 여행을 했으며 타이슨사 및 「퀘이커 귀리사」등으로부터 미식축구 및 농구경기 입장권을 무료로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농무부가 성안중이던 닭고기 위생검사 강화기준안을 전격 철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에스피장관에 대한 고위공직자 윤리규정 위반여부를 별도로 수사해 온 백악관측은 그가 이미 7천5백달러상당의 향응에 대한 변상조치를 취한데다 아직까지 직무와 관련된 명백한 비위사실이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형사소추에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의 정치분석가들은 에스피에 대한 기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무튼 이날의 사임발표로 불과 32세의 나이에 미시시피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3선을 기록한 뒤 최연소 각료로 입각해 승승장구하던 그의 정치생명은 일단 끝장이 난 셈이다.

 많은 미국인들에게 에스피의 갑작스런 몰락은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장래가 촉망되던 에스피가 사소한 향응을 제공받는 실수를 저질러 장래를 망치게 된 배경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 정치분석가들은 오히려 에스피장관이 오래전부터 복마전으로 불려 온 농무부에 대한 급격한 개혁을 서두르다 이에 저항하는 부내외 집단의 협공을 받아 두손을 들게 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농업에는 문외한인 에스피는 장관취임직후부터 농무행정 전반에 대한 야심찬 개혁작업을 주도하면서 수많은 적들을 만들었다. 그는 취임초 터진 「잭 인더 박스」레스토랑에서의 중독사건을 계기로 농축산물 검역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작업을 서둘러 식품업계의 원성을 샀다.

 이와 함께 안으로는 조직개혁 작업을 주도해 농무부 직원수를 11만3천명에서 3천6백명으로 대폭 줄였다. 불필요한 현장사무소도 1천1백여개나 폐쇄하고 주로 장기 근속자나 백인 고위직에 지급되던 보너스를 3천5백만달러나 깎았다. 클린턴의 아칸소 주지사시절 민주당지도자위원회(DLC)에서 그와 친분을 다진 에스피는 클린턴 대통령당선 직후인 92년말 한 만찬장에서 자신이 농무장관이 돼야 하는 이유 10가지를 편지봉투 뒷면에 적어 클린턴에게 건넸다고 한다. 클린턴은 결국 그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그로부터 2년이 채 못된 지난 3일 그는 클린턴을 만나 자신이 장관을 그만두어야 하는 이유를 20여분간 설명했다. 클린턴은 이번에도 그의 요청을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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