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에든버러 유물전시/여행지 프랑스 페스티벌/임종서사모아 엔 박물관/미예일대 자료전·학술회 「보물섬」,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로 유명한 영국의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1850∼1894년·사진)의 1백주기를 맞아 세계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벌어지고 있다. 또한 괴기스러우면서도 발랄한 상상력으로 쓰인 스티븐슨의 소설은 그의 삶에 근거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의 고향이자 스코틀랜드의 중심도시인 에든버러의 「작가 박물관」은 이 고장 출신의 유명문인인 로버트 번스, 월터 스콧과 함께 그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모험가였던 그가 노새 모데스틴을 타고 여행한 중부 프랑스에서는 「스티븐슨 페스티벌」을 연다. 그가 미국인 아내 패니와 함께 임종 때까지 살았던 서사모아의 집은 개축돼 「스티븐슨 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스티븐슨의 육필원고와 저서를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미국 예일대 베이니크 도서관은 10월 소장자료를 일반인에게 전시하고 그의 문학세계를 조명하는 학술회의도 열 계획이다. 예일대 출판부는 2천8백여통에 이르는 그의 편지를 8권의 책으로 엮는 작업을 시작했다.
작품과 스티븐슨의 생애를 연결하려하는 노력은 에든버러에서 신문기자로 활동하면서 스티븐슨에 대한 전기 「추방의 꿈」을 쓴 벨이 주도하고 있다.
벨은 『에든버러의 이중적인 분위기가 작품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 도시의 상인, 은행가, 법률가, 조지아식 건물들이 밝은 면이라면, 빈민가와 유태인 거주지로 대표되는 다른 음습한 면이 있다』고 말한다.
도시의 이중적인 분위기는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이 소설의 모델이 되는 인물은 실제로 에든버러에 살았다. 낮에는 존경받는 시의원 겸 목수, 밤에는 강도였던 윌리엄 브로디 집사가 교수형을 받은 일이 있었다. 브로디는 어린 스티븐슨의 책꽂이와 서랍을 만들어 주었던 사람이다.
상상력이 풍부한 어린이었던 그는 토목공학과 법학을 공부했지만 중도에 포기하고 작가가 될 결심을 한다. 세계 곳곳을 여행했으며, 미국에서 가장 먼저 성공을 거둔다. 1887년 미국 뉴욕에 도착했을 때 그는 열렬한 환영을 받았으며, 브로드웨이에서 연극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를 공연했다.
다양한 여행 경험이 「보물섬」등의 작품에 반영된 것은 당연하다.
토목기사의 아들로 태어난 스티븐슨은 어린 시절부터 병약했다. 폐결핵을 앓던 그는 간호원 앨리슨 커닝햄의 보살핌을 받았다. 간호원은 그에게 스코틀랜드의 전설과 잉글랜드식 이야기 만들기를 가르쳤다.
잇단 추모행사는 1백여년을 두고 여러 층의 독자를 거느려온 작가가 누릴 수 있는 행운일 것이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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