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새결합그린 “감동의 향기” 2일 끝난 SBS 주말극 「사랑의 향기」(박정란극본 고흥식연출)는 건전했다. 선정 불륜 폭력성으로 늘 호된 질타를 받아온 SBS 드라마로서는 보기 드물게 잔잔했고 따뜻하게 막을 내렸다.
「사랑의 향기」는 현실에서는 찾기 힘들어도 드라마속에서는 이미 여러차례 반복된 이야기로 한 가족내의 세가지 사랑얘기를 다뤘다. 어머니의 반대로 헤어졌던 중년의 남녀(이정길 김영애)가 뒤늦게 만나 재결합하고, 가난한 대학생과 전문직 여성(이병헌과 최진실)이 오직 사랑으로 결혼했다. 여기에 신세대인 오대규와 전도연이 가세, 드라마는 줄곧 이들 세 커플의 사랑의 길을 따라갔다.
이들은 한결같이 요즘 세태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여주었다. 자식들을 위해 희생만 하기 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중년의 용기를 과감하게 조명했으며 돈보다 인간의 순수한 감정을 소중히 하는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그들의 만남과 사랑에는 갈등도 컸고 삼각관계가 이뤄지기도 했지만 그것의 극복과정은 극단적인 수단이 아닌 이해와 양보였다. 때문에 적어도 「건전하다」는 목표는 충분히 성취했다고 할 수 있다.
「사랑의 향기」는 몇가지 결함도 아울러 노출했다. 주말극이란 장르의 특성을 소홀히 한 구성은 마치 일일 홈드라마를 보는듯 했다. 특별한 에피소드없이 하나의 주제만을 강조하다 보니 종종 지루해지기도 했고 전체 분위기도 산만한 느낌을 주었다. 지나치게 스타출연자를 의식한 영상구성, 이젠 나이를 분장으로도 감출 수 없을 만큼 성숙한 최진실과 이병헌의 부조화도 내내 드라마의 자연스러움을 방해했다. 이 드라마가 기대만큼 「진한 향기」를 낼 수 없었음도 이 때문이 아닐까.【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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