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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정과 윤리회복(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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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정과 윤리회복(사설)

입력
1994.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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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 경제는 그런대로 잘 돌아가는 것같다. 작년의 경기침체에서 완전히 회복되어서 상반기의 경제성장률은 무려 8·5%를 기록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를 보여서 경제성장을 주도했다. 수입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났으나 경기확장에 따른 원자재 자본재 수입 때문이니까 내용이 비교적 건실하다고 한다. 경상수지 적자폭이 늘었으나 외국자본도입으로 종합수지는 오히려 흑자를 보인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과소비 조짐이 보이면서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요즈음 이상하게 세상이 어수선하고 불안하기 짝이 없다. 지존파, 살인 택시강도 등이 무차별 납치·폭행살인을 일삼아서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또한 세금을 떼어먹는 공무원들, 우수고객을 보호하지는 못할 망정 그들의 명단을 살인자들에게 넘겨주어 살생부를 만들도록한 백화점 등 도저히 바른 정신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여기저기서 다발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이제 완전히 절제를 잃고 극도의 공포와 혼란에 빠진 것같다.

 개혁을 내세우는 문민정부에서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가. 흔히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난 황금만능주의, 빈부격차에 따른 소외감, 생명경시풍조 등이 주요원인이라고 한다. 그러나 너무 피상적이고 안이한 해석이라고 본다. 근본적인 문제는 왜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기를 거부하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근로자들은 근로의욕이 떨어져서 일하기 보다 노사분규에 전념한다. 아마 그러한 근로자가 있는 기업의 기업주는 혁신과 기술개발, 생산적 투자로 건전하게 기업경영을 하기 보다는 부동산투기, 탈세, 불공정거래 등을 일삼았을 가능성이 크다. 

 공직자들도 돈생기는 일 아니면 움직이려들지 않는다. 그래서 무사안일, 복지부동을 불정비리의 연장이라고 본다. 세금 떼어먹는 공무원이나 탈세를 일삼는 사람들, 이들은 모두 근본적으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손쉽게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다. 

 우리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과소비를 일삼고 불로소득을 추구하게된 원인은 그동안 고도성장에 수반한 높은 인플레 때문이라고 본다. 인플레야 말로 쉽게 불로소득을 안겨주는 것으로서 부동산투기는 그 대표적인 방법이다. 이렇게 해서 한편에서 쉽게 돈을 버는데 다른 사람들이라고 열심히 일하고 싶은 생각이 나겠는가.

 누구나 불로소득을 얻기 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풍조가 사회에 만연하고 있다. 인플레의 가장 심각한 폐단은 사람들이 절제를 잃고 비륜리적인 사회로 치닫는 점이다. 

 따라서 근로정신을 고취하고 윤리적인 사회를 회복하기 위해서 인플레를 철저하게 배격해야 한다. 물가 안정만이 사람들에게 열심히 일할 의욕을 다시 불러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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