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문제의 해결은 결국 남과 북의 문제이며 이는 북한정부나 남한정부 다같이 인정하는 기본선이다. 그런데도 지금 워싱턴정부를 붙들고 경수로지원문제, 핵기술제공 문제들을 가지고 끈덕지게 줄다리기하는 모습을 보면 『저 것이 원래 조선인의 모습이었지』하는 생각이 든다. 조선조 말 면암 최익현을 비롯한 유림들은 조정의 머리깎기 운동을 반대하면서 「목은 자를수 있을 지언정 두발은 못자른다」 (가단두 불가단발)라는 말로 이 명령에 버텼다. 이념을 위해 머리카락을 목숨과 맞바꾸겠다고까지 한것을 보면 조선민족의 이데올로기성향은 참으로 대단하다는 판단이 든다.
북한은 오랫동안 한국을 「미제국주의의 주구」, 그리고 한국정부를 괴뢰정부라고 말해왔기 때문에 주체사상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정부에 경수로교체를 지원해 달라든지 다른 경제지원을 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이 스스로 목을 자르기 보다 어려울수 있을 것이다. 미국을 통해서 한국과의 협상을 하는 길밖에 없다고 북한이 인식한다면 그렇게 갈수 밖에 없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북미협상을 통하더라도 궁극적으로 남북경제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되고 남북간의 의미있는 관계진전을 원한다면 서울을 겨냥하고 있는 불바다의 탄약은 현위치에서 물려야 한다.
워싱턴특파원으로 일하는 동안 직면한 가장 놀라웠던 정보는 휴전선 근처에 북한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만한」로켓포를 겨냥해 놓고 있다는 것이었다. 정보통으로부터 조심스럽게 이런 내용을 얻어 내용진전을 주시했던 것인데 이 로켓포들은 줄어들기 보다는 성능을 고도화해 94년 9월 현재는 완벽한 배치완성을 해놓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매우 최근 서울의 고위정보소식통에 의해서도 확인된 「 서울 불바다 화력」은 개성일대에 배치된 2백40㎜ 로켓포(방사포)1백문과 1백70㎜ 자주포 2백문등 총 3백26문이 주력이다. 북한육군이 보유하고 있는 2백40㎜ 로켓포는 원래 소련육군 무기체제를 개량한 것으로 구경24㎝의 거대한 로켓화력을 22발씩 한다발로 묶어 로켓 추진식으로 일시에 발사하게 되어 있다.
사정거리는 70로 개성에서 서울 일원과 수원까지 유효사정거리권에 두는 것이다. 1백70㎜자주포의 사정거리 역시 40로 단번에 서울일원 공격을 할수 있다. 22발이 한묶음으로 돼있는 2백40㎜ 방사포의 위력은 반경 1백공간을 완전히 파괴할수 있는 엄청난 힘이며 1백문이 동시에 발사된다면 거의 한시가지를 망가뜨릴만 하다. 뿐만아니라 이는 재장전에 15분의 시간만 소요되므로 탄약준비여하에 따라 계속적으로 피해를 낼 수 있다. 이런 방사포 및 1백70㎜자주포대는 휴전선을 따라 동에서 서로 배치된 인민군 제1, 제2, 및 제4군단에 속속 자리를 잡고 있는 중이다.
제4차중동전과 걸프전등에서 보면 이런 거대한 재래무기에 대한 대응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발사되는 즉시 이를 적외선으로 잡아 역공격을 해대는 것이다.
그러나 그건 최악을 상정하는 최악수이다. 경수로교체에 드는 비용 40억달러의 70%를 한국이 부담한다는 구체적인 협상의 내용이 오가는 이 시점에서 북한은 적어도 서울을 무지막지하게 겨냥하고 있는 이 로켓포및 자주포대를 철수해야 한다. 서울문턱에 화약고를 쌓아놓고는 비록 그것이 명분을 위한 미국측과의 교섭일지라도 도무지 한국측에 대한 의미있는 제안은 될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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