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식량·연료난… 불평·불만 팽배 최근 육군소위 2명과 하사관이 군대내 하극상을 비관하며 무장탈영하는 사건이 터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를 계기로 군기확립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와 대치중인 북한군의 군대생활에도 관심이 쏠린다.
군의 입지가 그 어떤 국가들 보다도 높은 북한에서는 군인들에 대한 대우가 일반주민에 비해 좋을 뿐만 아니라 인력운영등에도 특히 신경을 써 사기 또한 매우 높은 것으로 선전되고 있다. 하지만 군부대에 대한 식량·연료·방한복등 각종 군수품 보급은 절대 부족한 반면 병사들은 각종 군사훈련과 외화벌이 및 주부식 보충을 위한 노력동원등에 혹사당함으로써 불만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에따라 북한은 군의 사상 동요방지를 위해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선인민군」은 그 뿌리를 소위 항일 유격대에 두고있다. 즉 30년대 형성됐던 항일 빨치산의 생활규범이 곧 군의 무형전력(정신전력)을 강화하고 향상시키는 필수적 요소라는 것이다.
북한은 이에따라 빨치산 전통에서 유래한 군관(장교)과 전사(병사)간의 「상하일치」와 군과 민간인과의 「군민일치」를 군이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으로 삼고 있고 상하일치를 위해서는 상급자의 솔선수범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예컨대 북한 군의 상좌(중령·북한의 연대장급) 이상 지휘관과 참모들은 1년중 15일간은 의무적으로 직접 전방 사단에서 경계 근무를 서도록 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이들은 계급장을 떼어 내고 전사복장을 하며 일반 전사들과 똑같은 내무생활을 한다는 것. 국방부의 한 당국자는 그러나 『이는 일반 병사들을 현혹하기 위한 「쇼」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세계 어느 군대보다도 더 비민주적이고 관료적인 곳이 바로 조선인민군』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소위 「군민일치」라는 것도 군과 민간인이 동등하게 협조한다기 보다 실제로는 전체 인민들이 인민군을 받들고 그들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북한군은 이밖에도「이신작칙」(자신의 몸으로써 스스로 모범을 보인다)의 정신으로 평상시에도 지휘관들이 전사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면서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는 한편 계급이 낮은 전사에게라도 반드시 경어를 사용하도록 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또 구타의 경우 「반혁명적 범죄」로 간주, 당사자는 물론 지휘관에게도 「강직」 또는 「철직」등의 중벌을 부과하도록 한다는 것. 하지만 이 부분 역시 구타와 욕설이 각급 부대에서 난무하고 있으며 「후환」이 두려워 불만을 표시할 수 조차 없는 것이 실상이라는 것이다. 군기 위반자에 대해서는 반드시 엄하게 처벌하는 것은 물론 소대·중대급까지 연대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그럴듯한 원칙은 잘 지켜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열악한 생활여건으로 인해 최근 북한군의 사기는 최악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인민군 하·전사 출신 귀순자들에 의하면 규정상 전사 1인의 식량을 하루 8백(일반주민 7백)씩 지급토록 돼있으나 극심한 식량난으로 병사들은 만성적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 73년부터는 「전쟁비축미」명목으로 월 4일분씩, 83년부터는「애국미」명목으로 또다시 10%씩 공제되고 있다.
간장·된장을 만들기 위해 8월중순∼9월말까지를 도토리 수집기간으로 정해 동원되는가 하면 연료부족으로 인해 92년께 부터는 수송차량마저 「잠금장치」를 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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