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허태헌기자】 이번에는 만취한 경찰관이 권총으로 장난을 하다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냈다. 엽기적인 살인사건이 꼬리를 물고 육군장교들의 무장탈영사건등으로 총기의 안전관리문제가 최대현안으로 대두된 때에 근무중이던 경찰관이 술을 마시고 권총으로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다 동료 경찰관이 맞아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30일 0시55분께 제주 서귀포경찰서 무릉파출소에서 야간근무를 하던 김성진순경(23)이 고상림순경(25) 방위병 3명과 함께 술을 마시다 38구경 6연발 리벌버권총에 실탄 1발을 장전하고 「러시안 룰렛게임이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고 시범을 보이다 오발, 탄환이 옆에 있던 고순경의 왼쪽 가슴을 관통했다. 고순경은 사고직후 제주시 한라의료원으로 이송중 숨졌다.
경찰조사 결과 김순경등은 29일 하오 10시30분께부터 사고 발생시까지 소주 3병,맥주12병등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다.
김순경은 경찰진술에서 『러시안룰렛게임을 흉내내기 위해 탄알을 장전하고 곧바로 격발했는데 총구가 고순경을 향해 있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파출소장 조화정경사(49)는 『사고당시 김순경은 소내근무, 고순경은 순찰근무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경찰관 개인에게는 권총과 공포탄 3발, 실탄 3발이 지급되며 총기와 탄환은 분리 휴대토록 돼 있다.
러시안 룰렛 게임이란 연발권총에 1발의 탄환을 넣고 실린더를 회전시킨 뒤 2인이상이 차례로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대고 격발, 죽지 않고 살아 남는 자가 돈을 가지는 살인놀이로 베트남전쟁때 유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순경은 지난해 12월3일 경찰관으로 임용됐으며 고순경과는 선후배사이로 지난해 12월8일 함께 무릉지서에 부임했다.
서귀포경찰서는 사고가 나자 경찰관들이 술 마신 사실을 숨긴채 단순 오발사고로 축소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은 김순경을 파면 구속하고 ,총기관리및 감독 근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제주지방경찰청장 최기호 경무관을 경고조치, 서귀포경찰서장 오병탁총경을 직위해제했다. 후임에는 한근보제주청경비과장을 발령했다.
또 감독 책임을 물어 서귀포경찰서 방범계장 오룡숙 경위는 징계, 파출소장조화정 경사는 직위해제후 징계, 부소장 김춘부 경장은 징계키로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