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미­러 정상회담 결산/미 핵조기감축·러 투자활성화 성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미­러 정상회담 결산/미 핵조기감축·러 투자활성화 성과

입력
1994.09.30 00:00
0 0

◎클린턴 외교이미지 만회·옐친 경원 초점/“동반자관계 격상” 평가/러,북핵문제 소외엔 유감… 적극참여 표명 지난 27∼28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은 양국간의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한단계 격상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클린턴미대통령과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각각 자국의 최대 관심사인 핵무기의 조기감축과 투자 및 교역활성화 방안에 합의함으로써 일단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러시아는 오는 2003년까지 핵무기 비축분을 3천∼3천5백기로 각각 감축키로 한 제2단계 전략무기협정이 내년봄 비준되는대로 지체없이 핵무기감축 작업에 들어가 예정보다 수년 앞당겨 핵무기를 삭감키로 미국과 합의했다. 또한 미국은 러시아와 「경제발전을 위한 동반자협정」에 서명하고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러시아에 대한 반덤핑 규제철폐와 투자촉진등 호혜적인 경제관계를 증진키로 다짐했다.

 클린턴 미대통령은 옐친과는 3번째인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민주당정권의 최대업적인 대러시아 정책을 최대한 부각시켜 대외정책에서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하는 계기로 삼았다. 반면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슈퍼파워」로서의 러시아가 건재함을 국제사회에 상기시키는 한편 태동기에 있는 시장경제 체제의 성공을 위한 지원을 얻어내는데 초점을 맞췄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동반자」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해가며 양국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클린턴이 27일상오 백악관 환영행사에서 『우리는 적이 아닌 동반자로 만나고 있다』고 말하자 옐친은 『미국은 (우리의) 강력한 동반자』라고 화답했다.

 양국정상은 그러나 보스니아내전과 이란에 대한 러시아의 무기판매등 일부 분야에서는 견해차를 좁히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이들은 핵무기 및 대량파괴무기의 확산방지등 공동안보관심사에 관해서는 대체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옐친대통령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양국정상이 북한핵 문제를 보스니아사태와 중동문제등 당면한 지역문제와 함께 다뤘다고만 밝혔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에 의하면 북한핵문제는 지난 27∼28일 세차례 열린 확대정상회담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양국관리들이 이번 회담에서 북핵개발 저지에 공동의 노력을 경주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러시아관리들은 북핵문제의 초기단계에서 러시아가 배제된데 대해 미국측에 유감을 표시하고 북한에 대한 경수로와 대체 에너지제공등 북핵문제 해결과정에 러시아의 적극참여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은 미국내 일부 언론들이 나고르노 카라바흐와 타지크 그루지야등 독립국가연합(CIS) 소속국가들에 대한 러시아의 「내정간섭」을 비난하며 「러시아 제국의 부활」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열려 주목을 끌었다. 미국의 일부 언론은 러시아측이 소위 「근외」(NEAR ABROAD) 라고 지칭하는 CIS 소속국들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재확대 움직임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클린턴대통령은 옐친과의 공동기자회견 석상에서 『러시아가 자국 접경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며 동조적 입장을 보였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러시아가 절실히 필요로하는 투자 보장을 확약해주는 대가로 핵무기 조기감축이라는 미국인에게는 매력적인 양보를 얻어냈다. 하지만 양국정상이 침이 마르도록 역설한 「동반자 관계」가 성숙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제2단계 전략핵무기 협정이 예상대로 내년 봄까지 비준이 될지도 불투명하며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실질적인 투자도 당장은 눈에 띄게 증가할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