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 악화땐 직원 전원철수·항공편 예약 인도에서 발생한 폐페스트는 여전히 확산추세에 있으나 현지의 한국상사직원등 교민들의 안전은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뉴델리 한국대사관측은 『페스트가 주로 빈민지역에서 발생, 우리 교민들과는 접촉이 차단된 상태여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매일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사관의 조원형공보관은 『감염자에 비해 사망자가 적은데다 검역이 강화되고있어 확실히 말할 수는 없으나 교민들을 철수시켜야 할 상황까지 이를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도에 지사를 두고 있는 국내 주요기업들은 페스트 예방·치료제인 테트라사이클린을 긴급공수하는 한편 상황이 악화될 경우 직원들을 철수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페스트진원지인 수라트에서 1백50떨어진 봄베이에 있는 우리기업지사등 교민들은 한인회를 중심으로 매일 대책회의를 열고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봄베이지역에는 교민 70∼80명이 있다.
인도 뉴델리와 봄베이에 지사를 두고 있는 삼성물산은 27일과 29일 두 지사의 요청에 따라 테트라사이클린등 의약품을 보냈으며 상황이 악화되면 주재원가족들부터 먼저 철수토록 지시했다.
(주)대우도 『뉴델리와 봄베이지사에 지난 27일 치료약을 공수하고 사태가 악화되면 자체판단으로 철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대우는 직원 한명이 있는 중국 성도지사에도 상황을 봐가며 다른 지사로 대피토록 지시했다.
럭키금성상사는 뉴델리등 인도지사 주재원 가족들의 긴급대피를 위해 귀국항공편을 예약해 놓았으며 (주)선경도 뉴델리지사의 직원1명을 오늘 상황을 봐서 싱가포르등 제3국으로 철수시킬 계획이다.
국내기업들은 아직까지 인도지역의 수출입업무에 별 지장은 없지만 사태가 더 악화돼 항만과 공항이 혼잡해지고 대인접촉 기피경향이 심화되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김상우기자】
◎WHO 여행주의당부… 델리주 학교폐쇄
인도에서 페스트가 확산일로에 있는 가운데 29일 수도 뉴델리가 있는 델리주는 각급학교와 영화관을 10월15일까지 폐쇄키로 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도의 페스트창궐지역으로 여행할 경우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인도 보건당국은 진원지인 구자라트주 수라트시에서 탈출한 사람들에 대한 검역을 실시, 28일 구자라트주 남쪽에 접경한 마하라슈트라주에서 3백24명, 서벵골주(캘커타시)에서 7명, 뉴델리에서 2명등 새로운 감염자를 확인했다.
이중 폐페스트 감염자는 마하라슈트라주등에서 1백17명이 발견됐으며 이보다 치사율이 낮은 임파선 페스트는 주로 서벵골주에서 2백16명이 확인됐다.
이로써 페스트 감염지역은 서벵골주가 추가돼 8개주로, 감염자는 1천4백여명으로 늘어났다. 인도당국은 지금까지의 사망자는 50명이라고 전하고 군과 경찰이 수라트 전체를 완전장악, 28일부터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역의 사망자는 47명, 환자는 8백21명으로 공식집계됐다.
인도 당국은 폐페스트 치료제인 테트라사이클린 5톤의 긴급수입을 명령했으나 미국등 일부국가의 지원 제의는 거절하고 있다.
페스트가 인도 전역으로 확산되자 수라트 인근 발전소에서 일하던 일본과 독일 근로자 70명이 현지를 떠나는등 외국인들이 탈출을 서두르고 있다.
또 방역비상령을 내렸던 태국등에 이어 인도인 근로자 수천명이 취업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등 아랍 6개국이 인도와 연결되는 모든 항공기 운항을 중지시키는등 수십개 국가가 방역활동을 강화했다.
성도시에서 2명의 페스트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검역당국은 주 1회 운항하는 봄베이―북경 노선의 여행객에 대해 구두 질의를 통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WHO는 성명을 통해 『수라트에서 페스트가 발생했다고 해서 인도여행 계획을 취소할 필요는 없다』며 『단지 수라트등 페스트 창궐지역을 여행할 경우에는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WHO는 각국 보건당국에 대해 『발병지에서 입국한 사람들중 페스트 감염이 우려되는 환자는 최고 6일간 격리시킬 것』을 권고했다.【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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