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파고드는 기업홍보 충격광고들/「스웨터 짜기」 가내수공업으로 출발/30년만에 「세계패션기업」으로 도약/120여개국에 매장… 한해매출 1조원 베네통그룹은 1965년 루치아노 베네통(59·현 그룹회장)이 동생 4명과 베네치아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인 이탈리아 북동부의 작은 마을 트레비소에서 시작한 「프라텔리 베네통」(베네통 형제들)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스웨터를 짜기 시작한게 그룹의 뿌리였다. 출발당시엔 직조기 한 대에 판로라고는 인근 의류도매상에 납품하는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지금 베네통그룹은 전 세계 1백20여개국에 7천여개의 매장을 지닌 세계굴지의 의류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2천여억원(2조5천억리라). 언론들은 세계 의류업계에서 유례가 없는 이런 급성장을 「20세기 이탈리아의 기적」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어쩌면 「베네통가의 기적」이 더 적절한 표현인지도 모른다.
베네통가의 장자이자 그룹총수인 루치아노 베네통은 「형제들간의 우애」가 베네통가의 기적을 가능하게 했다고 말한다. 그 자신은 매우 평범한 사람이지만 형제들과 힘을 합해 일한 결과 보잘 것 없던 가내수공업체를 오늘과 같은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키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루치아노 베네통은 과거 고르바초프구소련대통령이 『도대체 베네통이라는 인물이 누구냐』고 물었을 만큼 세계적인 뉴스메이커이기도 하다. 에이즈와 유고내전을 소재로 한 충격적인 기업광고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벌거벗은채 직접 광고에 등장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92∼94년에는 상원의원으로 정계에서 활동하기도 하는등 여러면에서 기인다운 풍모를 지닌 인물. 하지만 자신의 형제들을 소개하는 그의 모습에선 가문과 가업을 책임진 맏형의 풍모를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지금은 베네통그룹의 아성으로 변한 한적한 마을 트레비소에서 어려운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려서부터 직조공장 공원으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그에게 독립의 길을 터준 사람은 바로 밑의 여동생인 길리아나(57) .
출가한 그녀가 오빠와 남동생들을 위해 정성껏 짜준 털스웨터가 동네사람들의 칭찬을 받은 것이 베네통그룹 창업의 직접적인 계기였다. 탁월한 색상감각을 지닌 길리아나는 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단조로웠던 이탈리아 의상에 원색의 색채혁명을 일으키며 아무도 모방할 수 없다는 「베네통컬러」를 창조한 장본인이다. 그녀는 현재 니트웨어 컬렉션 상품개발과 기타 베네통제품의 이미지 및 생산라인 조정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UNITED COLORS OF BENETTON」 「SISLEY」 「012」등 세계 1백20여개국에서 팔리고 있는 베네통의 대표적 브랜드는 그녀의 창조력을 모태로 나온 것들이다.
둘째 동생인 질베르토 베네통(53)은 현재 베네통그룹의 부회장으로 그룹의 장기전략과 재정을 책임지고 있다. 스포츠맨이기도 한 그는 92년 설립된 베네통 스포츠시스템이라는 회사의 사장도 맡아 럭비 농구 배구등 다양한 종목을 베네통그룹의 이름으로 후원하고 있다.
형제중 막내인 카를로 베네통(51)은 전 세계의 생산라인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룹의 임원이면서 베네통가 소유 금융회사인 에디지오네증권의 부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베네통가의 4형제는 돈독한 형제애가 오늘의 성공을 있게한 바탕이 됐다는 사실을 강조하듯 요즘 이탈리아 사람답지 않게 유달리 자식 욕심이 많다.맏형인 루치아노는 다섯, 길리아나와 카를로가 네명의 자녀를 두고 있고 셋째인 질베르토만이 두명의 자녀를 갖고 있다.【트레비소(이탈리아)=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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