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온징계 불만 탈영” 발표 불구/가족들 “정확한 진상조사”요구/“부하들에 위협받아 평소 하소연” 27일 발생한 장교무장탈영사건의 진상은 무엇인가.
이번 사건은 군의 기간인 현역장교에 의해 저질러진 전례없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군은 물론 사회전체에 충격을 주고있다. 특히 부대원 장악과 통솔에 실패, 탈영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수단을 택한 해당장교들의 자질과 능력은 물론 이번 사건으로 드러난 군의 위계질서와 군기의 문란상황등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군당국은 사건후 자체조사결과를 발표, 지난달 23일 하오 이들의 동료인 이모소위(학군 32기)가 부하인 신모병장으로부터 뺨을 맞자 이들이 상급지휘관에게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으나 미온적 징계로 끝난것이 탈영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본적인 초급지휘관으로서의 소양을 갖춘 장교들이 극단적 행동을 저지른데 대한 설명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조한섭소위(23·학군 32기)등의 가족들은 이번 탈영사건과 관련, 그들의 학교생활과 군교육과정, 군생활, 성품등을 들어 이번 사건의 정확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가족들은 지난 8월말 조소위를 면회갔을때 부친(56·경남 창원시)에게 『아버지 군대 있을 때는 이런 일이 없었을것』이라며 충격적인 군기강 해이실태를 호소했다고 밝혔다. 조소위의 부친은 예비역 중령. 이때 조소위는 『옆소대 이소위가 4명의 사병들에게 집단구타당해 많이 다쳤으나 병원에도 못가고 병사들이 밥도 안주고 있다』 『보고해도 상관들이 자신들의 위치만 생각해 소용없고 군기가 땅에 떨어져 나도 언제 똑같이 당할지 모른다』는등의 불만을 터뜨렸다는 것이다. 조소위는 지난 18일 가족들이 면회갔을때 『아직까지 이소위사건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병사들은 지금도 이소위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나도 얼마전 부하들로부터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는 것. 조소위는 가족들에게 『이들에게 더이상 당할수 없다는 생각에 총을 들고 내무반에 들어가 「난 목숨이 아깝지 않다. 계속 이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소리치며 공포 3발을 쏜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는 것이다.
조소위등과 함께 탈영한 황정희하사(23)도 가족에게 『군대생활에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고 극심한 불만을 털어놓는등 부대의 기강이 이들로서는 손을 대기 힘들만큼 무너져 있음을 드러냈다. 즉 이번 하극상이 단순한 돌출현상이 아니라 군내부의 지휘체계가 무너지는 일반적 현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가족들은 탈영한 조소위와 김특중소위(23·육사 50기) 모두 고교와 육사·학군교육과정등을 통해 평균이상의 우수한 평가를 받아온 장교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함께 일상적으로 명령체계를 거스르고 하극상을 일삼을수 있었던 문제사병들의 신상도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군당국은 여태껏 사건배경에 대한 설득력있는 설명을 않고있는데 군 전문가등은 사병들의 비정상적인 하극행위가 어떻게 장기간 묵인될수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이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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