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간기념 성대한 행사 잇달아/세미나/문학성·「생명」 등 주제 내5일 개최/잔치/8일 원주서 주민 등 300여명 초대/문집·비평집·사진집 발간… TV 다큐방송도 문학적으로 볼 때 올 10월은 「토지」의 달이 될 것이다. 우리 문단은 10월 중에 박경리씨가 최근 거둬들인 「토지」라는 문단 최대의 수확물을 탈곡하고 떡을 빚는 성대한 잔치를 벌인다. 25년에 걸친 작가의 노고를 위로하고 문학적 위업을 기념하기 위한 세미나와 「토지사전」편찬사업, 다큐멘터리 제작등 잇달아 열릴 행사와 「토지」의 줄거리를 함께 소개한다.【편집자주】
9월 8일 완간된 박경리씨의 대하소설 「토지」(도서출판 솔간)의 문학적 성과를 기념하기 위한 문학행사가 10월부터 잇달아 열린다.
「토지」에 관한 세미나, 기념잔치, 문집·비평집·사진집 발간, 음악 공연, 다큐멘터리 제작, 사전 편찬등이 계획되어 있고 「작가세계」 가을호와 「현대문학」 10월호가 박경리특집을 낸데 이어 「문학과 사회」등도 풍성한 기사를 실을 예정이다.
행사들은 주로 문학평론가 김윤식 김병익씨, 소설가 박완서 이문구씨, 김성우한국일보논설고문등 각계 인사 30여명이 지난 6월 구성한 「토지 완간 기념행사 준비위원」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토지」완간 기념 세미나는 10월 5일 연세대 동문회관에서, 잔치는 10월 8일 강원 원주시 단구동 박경리씨 자택에서 각각 열린다.
세미나에는 평론가 천이두 김주연 권오룡씨, 김형국서울대환경대학원장, 소설가 신경숙씨등 20여명이 참가해 상오10시부터 하오6시까지 「토지」의 문학성과 인물론, 한과 생명, 한국근대사등을 주제로 마라톤 토론을 벌이며 토론내용은 책으로 발행된다.
출판기념회를 겸해 벌어질 잔치는 행사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현대그룹의 협찬으로 열릴 이 잔치는 이웃주민들을 포함해 3백여명이 초대되고 성악과 춤, 작곡가 김영동씨가 연출하는 국악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김병익씨가 「토지의 문학적 의의」에 관해 기념강연을 하고 장명수한국일보 편집위원등이 축사를 낭독한다. 또한 사진작가 강운구씨의 작품등을 실은 「토지 사진집」, 박씨의 딸 김영주씨등 그의 삶과 문학을 곁에서 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은 「수정의 메아리」, 감춰 놨던 박경리씨의 자작시를 모은 시집, 그동안의 「토지」비평을 엮은 「한과 삶」등 작가의 인간적 체취가 느껴지는 각종 자료집들이 이날 소개된다.「솔」출판사(대표 임우기)는 이 자리에서 표지를 무명천으로 특수제작한 영구보존용 「토지」전16권 2백여질을 배포할 계획이다.
KBS가 「토지」의 무대배경인 평사리와 작가의 자택을 중심으로 제작중인 다큐멘터리가 10월중으로 방송되며 「토지」줄거리를 바탕으로 신경숙씨가 대본을 쓰고 김영동씨가 연출하는 음악극이 12월 공연을 목표로 준비되고 있다.
또한 「토지」완간 1주년이 되는 내년 9월까지 「토지」가 담은 방대한 분량의 토착어 사투리 속담 풍속등을 정리하는 「토지사전」편찬 작업이 작가들과 고려대 언어정보연구소등에 의해 추진되고 있으며, 박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임우기씨등이 주축이 돼「토지문학상」을 제정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김병찬기자】
◎「토지」 줄거리/구한말·일제강점기 배경… 한 가문의 파란만장한 역사
경남 하동 평사리에서 5대째 대지주로 군림해온 최참판 집에 부인 윤씨의 피가 흐르는 구천(김환)이 하인으로 들어와 별당아씨와 함께 도망친다. 그 후 호열자로 인한 윤씨부인의 죽음, 외아들 최치수의 피살등 최씨 가문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의 격동기 속에 이어진다.
집안의 기둥을 잃은 최씨 일가는 윤씨 부인의 친척인 조준구에게 재산마저 빼앗긴다. 마지막 핏줄인 최치수의 딸 서희는 조준구에게 맞서지만 어린 나이에 버텨내지 못하고 훗날을 기약하며 주민들과 함께 간도로 떠난다. 이곳에서 서희는 아버지의 친구인 이동진의 아들 이상현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이상현은 서울과 만주를 오고가며 최치수 집안의 하녀의 딸이었던 기생 봉순을 만나 양현을 낳는다.
간도에 정착한 서희는 가문을 일으키려는 일념으로 자신을 돕는 하인 길상과 결혼하여 환국과 윤국 두 아들을 낳고 결국 재력을 쌓은 뒤 평사리에 되돌아와 본가를 되찾는다. 남편 길상은 간도에 남아 독립운동에 가담한다.
서희의 두 아들은 광주학생의거의 와중에 고뇌와 방황을 거듭하고 길상은 일경에 체포돼 서울에서 옥살이를 한다. 그는 출옥 후 진주에 은둔하며 동학당 조직의 재건을 꾀하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결국 조직은 해체된다.
한편 이상현의 딸 양현은 어머니 봉순이 아편중독으로 자살한 뒤 서희의 손으로 길러진다. 양현은 출생의 비밀을 알게되자 생모에 대한 그리움으로 괴로워한다.
서희는 양현과 자신의 아들 윤국을 혼인시키려 하지만 양현은 이를 거부하고 백정 출신인 송영광을 만나 격렬하게 사랑한다. 사랑에 실패한 윤국은 학병에 지원하고 영광 역시 만주로 떠난다.
서희는 양현을 모정으로 감싸며 국내외의 동포들과 가슴 벅찬 해방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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