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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가 무장탈영이라니(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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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가 무장탈영이라니(사설)

입력
1994.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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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세상이 하도 어수선해진 탓인지 군에서 마저 있을 수 없는 사건이 터져 모두를 놀라게하고 있다. 27일 경남 울산군 강동면해안초소에서 발생한 륙사 및 ROTC출신 소위 2명과 하사관 1명의 집단무장탈영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사건자체는 이날 10여시간만에 인명살상등의 큰 후유증없이 두장교가 투항, 일단 외견상으로는 수습길로 들어섰고 군당국에서 탈영원인등을 조사중이라고 하니 결과를 기다려 볼 도리밖에 없겠다.

 그러나 전시도 아닌 평시에 이처럼 장교들이 무장탈영한 사례자체가 전무후무하다는게 군관계자 스스로의 표현일 정도이면, 이번 사건의 엄청난 충격을 누구라도 쉽게 짐작할 수가 있을 것이다. 사실 지금껏 사병이나 하사관들의 무장탈영 및 난동사건은 있었으나 출입이 자유로운 지휘관인 장교들의 경우는 전시의 군무이탈이나 투항등의 특별한 사례를 제외하고는 누구나 상상할 수 조차 없었던 것이다.

 군이 나라를 지키려는 특수안보집단이라면 장교는 그 집단을 빈틈없이 이끄는 지휘관이자 투철한 사명감과 명예의 귀감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나라에서도 특별한 정성을 기울여 사관학교를 세우고 ROTC제도를 운용, 우수한 장교들을 양성하는데 노력해 왔었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은 장교로서는 전무후무하게 무장탈영사건을 평시에 일으킴으로써 군스스로의 명예를 더럽히고 국민적 신뢰에도 먹칠을 했다고 하지않을 수가 없어 무척 안타깝기만 하다.

 흔히 애국심·사명감·명예의 전당이라는 사관학교가 아니었던가. 그리고 대학4년을 수료한뒤 별도의 고된 훈련과정을 거친 간성이 바로 ROTC장교인데 이번 사건의 두 젊은 소위는 무슨 이유에선지 그만 있을 수 없는 불명예를 저지른 셈이 됐다. 하사관과 사병들의 탈영을 막을 책임이 있는 그들인데 체통도 잊은채 스스로 탈영을 결행하고 하사관마저 대동했다니 어디 말이 되는가.

 그런데 이들이 탈영전 언행과 남긴 쪽지에서 사병군기저하등 군내부문제에 대한 반발이 탈영 결행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니 또다른 놀라움이 아닐 수 없다. 상명하복의 철통같은 규율과 왕성한 사기가 바로 군의 생명인데 집단내부에 그런 불만요인이 숨겨져 이번 사건과 같은 충격으로 이어진다면 온전한 국가안보의 보루노릇마저 저해하게되는 국가적 위기가 초래될 수도 있게된다.

 불과 며칠후면 제46주년 국군의 날이다. 나라의 간성과 보루로 그처럼 빛나는 전통을 쌓아왔고 새시대를 맞아 개혁대열에 마저 동참하고 있는 우리 군으로서는 이번 일의 수습과 재발방지에 하루빨리 나서야 할 것이다. 군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소재 규명을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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