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가 다가오자 정부가 의원들에게 제출한 국감자료를 통해 감추어져 왔던 행정상의 여러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실효성과 진행방법등을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정감사의 효용성을 새삼 확인시켜 주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 편승, 의원들의 고질적인「한탕주의」 「언론플레이」풍조가 성행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것같다.
26일상오 국회의사당 1층의 민주당부총무실. 보도진들의 출입이 잦은 이 곳의 책상위에는 십여명의 의원들이 배포한「보도자료」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같은 층에 있는 중앙기자실. 이곳에도 역시 의원들의「보도자료」는 홍수를 이루고 있다. 야당측에 비해 상대적으로 숫자는 적지만 여당의원들의「작품」도 눈에 띈다. 내용은 정부정책에 메스를 대는 것이 주종이다.
그런가하면 어떤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감사현장에서 해야할 추궁을 미리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비서진들은『뭔가 큰 게 나올 것』이라며 바람을 잡기도 한다.
물론 정부의 잘못된 행정을 비판·질책하고 숨겨진 부조리를 폭로하는 것은 의원들 본연의 임무로서 그노고에 찬사를 보내야한다. 또 의원들이 국정감사와 상임위등 공식회의를 통해서만 의정활동을 하라는 법도 없다.
그러나 공식회의에 앞서 쏟아지고 있는 보도자료등은 며칠 후에 있을 국정감사 또는 상임위활동을 통해 정부측에 공식적으로 제기될 사안들이다.
이렇게 본다면 결국「장외」에서 보도자료를 미리 내놓는 것은 자신의 의정활동을 부각시키기 위한 「언론플레이」로 밖에 볼수없다. 지금까지의 관행은 감사당일 보도진의 편의를 위해 보도자료를 내놓는 것이었다. 그런데 과잉홍보와 과다경쟁이 되다보니까 며칠전부터 보도자료가 나오고 있는것이다. 의정활동만 제대로 하면 홍보는 저절로 된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신문에 한줄이라도 먼저 나려고 안간힘을 다하는 의원들의 모습을 보면 의정활동보다는 홍보에 주력하는 본말이 전도된 행동을 하고 있는것 같아 입맛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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