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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단유출 백화점 여직원 영장/지존파 수사/중개등 관련3명은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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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단유출 백화점 여직원 영장/지존파 수사/중개등 관련3명은 입건

입력
1994.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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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이씨도 구속영장/김기환 “작년 피살여인 최미자씨” 진술/지존파 수첩서 새이름 발견… 공범가능성 수사 살인조직 지존파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25일 자수한 브로커 이주현씨(23·서울 동작구 신대방1동)에 대해 범행에 쓰일 우려가 있는 흉기나 도구를 제공·알선한 혐의를 적용, 폭력행위등 법률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와함께 이씨가 지존파 조직원 김현양에게 넘겨준 현대백화점 우수고객명단이 이 백화점 신용판매과 직원 김민경씨(23·여)를 통해 유출된 사실을 밝혀내고 김씨에 대해서도 신용카드업법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김씨에게 명단제공을 요구한 강모(26·전현대백화점 판촉과직원), 천모(26·여·전G백화점 판촉과직원), 천씨의 친구 곽모씨(28·J화재직원)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브로커 이씨가 지난해 2월 전남 영광군 불갑면 불갑사 아래 모음식점에서 지존파 두목 김기환을 만나 조직가입을 권유받았고, 『이들이 금품을 갈취하는 범죄단체를 조직하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한 점으로 미뤄 지존파 조직과 깊숙이 관련된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을 집중조사중이다.

 경찰은 이와함께 이씨에게서 『지난 16일 김현양과 전화로 22일 부산에 함께 내려가 무기밀매상을 만나기로 약속했었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부산경찰청에 밀매조직에 대한 조사를 의뢰했다.

 경찰에 의하면 이씨는 8월 중순께 김현양에게서 백화점 고객명단을 구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일수놀이를 하며 알게 된 천씨에게 명단입수를 의뢰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지난해 1월 군 제대후 마장동 성수동일대에서 일수일을 하면서 알고 지내던 천씨집에 5월말께 수금차 갔을 때 백화점 고객명단이 있는 것을 보고 8월초 고향친구 김현양이 부탁해와 천씨를 통해 명단을 구했다』고 말했다.

 천씨는 S유통회사에 다니던 남자친구가 백화점 고객명단이 필요하다고 해 87년 6월 G백화점에 근무할 때 알게 된 현대백화점 출신 강씨에게 4월 중순께 명단을 부탁했고, 강씨는 다시 현대백화점 신용판매과 김씨에게 부탁해 명단을 빼낸 것으로 드러났다.

 백화점 직원 김씨는 『백화점에서 폐기된 고객명단이 이면지용으로 흔하게 나돌아 별다른 생각없이 강씨에게 주었다』고 진술, 허술한 개인정보 관리실태를 드러냈다.

 한편 경찰은 지난해7월 지존파일당의 충남논산에서의 첫범행 피해자인 20대초반 여자의 신원이 같은달 18일에 실종된 최미자씨(당시 20세·충남 논산군 두마면 두계리)라는 진술을 수감중인 김기환에게서 받아내고 확인작업에 나섰다.【정덕상·송영웅기자】

【영광=선연규·송두영기자】 지존파가 범행에 사용한 전남1러1239호 르망승용차에서 수거한 2차 증거품중 범인들의 수첩에서 새로운 이름이 발견돼 경찰이 공범여부를 수사중이다.

 A4용지 절반크기의 이 수첩 한 페이지에는 「지존」(김기환), 「동은」(강동은), 「문섭」(강문섭), 「병옥」(백병옥)등 검거된 지존파 일당의 이름과 함께 「상섭」이란 이름이 적혀 있다. 이들 이름 밑에는 숫자들이 나열돼 있어 5명이 포커게임등을 하면서 점수를 적어놓은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빼내준 김민경씨 일문일답/“입사선배 부탁이라 거절못해”/“명단용지 회사서 평소 이면지로 사용/지존파에 간건 몰라… 돈받은적 없다”

 살인조직 지존파 일당에 흘러들어간 백화점 고객명단을 최초로 빼낸 것으로 밝혀진 현대백화점 신용판매과 직원 김민경씨(23·여)는 경찰에서 『입사 선배 언니의 부탁으로 이면지로 쓰던 것을 주었다』며 『고객명단이 살인조직의 손에 들어간 줄은 정말 몰랐다』고 고통스러워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언제 명단을 넘겨주었나.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4월 중순께다』

 ―12월 고객명단 자료는 3월에 폐기토록 규정돼 있지 않은가.

 『그렇다. 하지만 대개 버리지 않고 이면지로 활용해왔다. 그래서 심하게 손상된 것을 빼고 깨끗한 것으로 골라 복사를 해줬다』

 ―신용판매과에서 4년이상 근무를 했으면 불법인줄 알았을 텐데 왜 그런짓을 했나.

 『처음에는 거절했다. 그런데 오랫동안 알고 지냈던 언니가 「남편 회사에서 꼭 필요한 것인데 그럴수가 있느냐」고 애원해 할수 없이 내줬다』

 ―명단을 주면서 돈을 받았는가.

 『절대로 받지 않았다. 돈을 생각했다면 그런 짓을 하지도 않는다』

 ―전에도 자료를 부탁받은 적이 있나.

 『없다. 이번이 처음이다』

 ―사내에서 명단을 빼달라는 청탁이 자주 있는가.

 『DM(우편물발송대행)업체에서 가끔 정식 공문을 통해 들어오는 경우는 있으나 개인적으로 부탁이 오는 일은 별로 없는 것으로 안다』

 ―명단이 지존파에게 들어간 것을 알고 있었나.

 『전혀 몰랐다. 어제까지도 이 사실을 몰라 회사에 정상출근했는데 오늘 아침에 언니가 전화를 걸어 「너 지난번 내게 전해준거 기억하니」하고 물어 비로소 알아챘다』【박천호·염영남기자】

◎이면지사용 부인/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25일 신용판매과 김민경씨(23)가 경찰에서 『폐기돼 이면지로 쓰이는 고객명단을 유출시켰다』고 말한데 대해 『고객명단만은 3개월 보관후 부서장 책임하에 반드시 폐기처분하고 있어 계획적으로 빼돌리지 않는한 외부에 누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해명했다.

 백화점측은 『김양이 지난해 4월부터 이번 추석까지 명단 대조 업무를 맡아왔기 때문에 명단유출이 용이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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