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제호전에 정책만든 대선 여 후보 “각광” 대통령선거(10월3일)를 일주일여 앞둔 브라질에서는 집권 민주사회당(PSDB)의 페르난도 인리케 카르도조후보가 1차 투표에서 차기대통령으로 확정될지의 여부가 최대관심사다. 카르도조는 후보등록이 시작된 4월초만 하더라도 지지도가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노동자당(PT)후보의 3분의 1수준에 그쳐 1차투표 2위, 결선투표 당선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그는 재무장관재임시 입안했던 헤알경제정책이 성공을 거두면서 7월말부터 룰라를 추격하기 시작, 8월중순에는 전세를 역전시키고 이제는 일방적인 독주를 계속하고 있다.
카르도조는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41·1%의 지지를 얻어 룰라(20·6%)와 나머지 네후보의 지지율을 모두 합친 37·5%를 넘어섰다. 브라질의 대통령선거법에 의하면 1위득표자가 과반수득표여부에 상관없이 나머지후보의 유효득표보다 많을 경우 대통령당선이 확정된다. 따라서 카르도조는 현 지지도를 유지할 경우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카르도조가 이처럼 대역전극을 펼친 것은 그가 기획한 헤알경제정책으로 인플레가 어느 정도 잡혔기 때문이다. 헤알경제정책은 기존의 크루제이로 헤알화를 헤알화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 새 경제개혁정책을 일컫는다. 현 정부도 헤알경제정책에 따른 인플레 억제여부가 카르도조의 당선에 직결된다고 판단, 물가를 잡는데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시로 고메스재무장관의 경우 물가상승을 부추기는 근로자들의 임금인상은 물론 제조업체의 가격인상요구를 일체 묵살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정부가 인플레 억제도 좋지만 점차 악화되는 치안부재 상황과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척결하는 데도 힘써주기를 바라고 있다. 한때 브라질을 대표하던 세계적 관광지 리우데자네이루는 이미 경찰력만으로는 치안을 확보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고 있다. 마약밀매단과 경찰, 또는 다른 조직원들간의 총격전으로 숱한 사상자가 나오고 있으며 상당수 지역에선 브라질 현행법보다는 범죄조직들이 정한 규칙이 우선 통용되고 있다.
행정 수도인 브라질리아에서는 22일 부랑자들이 특별한 이유없이 50대 후반의 한 걸인을 산채로 태워 죽이려던 사건이 발생,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반면 현직 상원의장이 국영인쇄소에서 자신의 PR용 달력을 만든 사실이 적발돼 피선거권을 박탈당하자 동료의원들의 부정을 까발기고 나서 정치권에 한바탕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가 하면 경찰 정보원으로 일했던 한 젊은이가 수많은 현직경찰관들이 자동차 전문절도단에 조직적으로 관련되어 있다고 폭로했다. 범죄 뒤에는 경찰이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오가는 브라질이지만 50여명의 경찰관들이 범죄단들과 손을 잡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8월중순께부터 회복되기 시작한 경기가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어 브라질인들은 그나마 잃었던 살맛을 되찾고 있다. 외국투자자들도 브라질 경제가 최근들어 완연한 활황세로 돌아섰다고 판단, 다투어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브라질인들은 경기회복을 피부로 실감하고 있다. 특히 당초 달러당 1대1의 교환가치를 목표로 했던 헤알화가 최근 1대 1.15달러를 기록하며 오히려 달러보다 강세를 나타내자 각종 수입업자들과 여행업자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상파울루대 경제연구소의 조사에 의하면 달러는 지난 65년이후 가장 낮게 평가되고 있으며 달러화의 구매력은 지난해에 비해 35%포인트가량 떨어졌다.
이처럼 브라질국내 경기가 호전되고 헤알화가 강세를 보이자 의류제조·판매업에 종사하는 한국 교민들도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상파울루=김인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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